날씨가 따뜻해지니
움츠렸던 괭이밥이 눈에 띄게 활발해졌습니다.
몇몇 분들로 부터 소라분경에 대한 문의가 있기에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전문적인 지식은 없고 그냥 제가 쓰는 방법일 뿐입니다.
1) 소라, 전복껍질 준비
너무 작으면 흙의 양도 부족하고 뿌리 성장도 어렵고
수분증발이 심하므로 가급적이면 큰 것을 준비하고
물을 담아 며칠 두면서 염분을 제거하면 더 좋겠지요?
소라의 경우
밑바닥에 구멍을 뚫어 줍니다.
물빠짐이 좋아야 뿌리가 썩지 않고 공기 소통도 좋기 때문입니다.
뚫을 위치는 입구가 수평이 되도록 바닥에 앉혀 놓고
바닥과 가장 가까운 물빠짐이 좋을 위치를 정합니다.
송곳이나 드라이버 등으로 톡톡 치면 금방 구멍이 납니다.
참고로 저는 숟가락 손잡이 모서리로 콕콕했습니다.
2)괭이밥 준비
손삽이나 숟가락으로 잔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조심해서 떠내는데
가급적이면 흙도 함께 담는 게 좋습니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제 놀던 곳이 편할 테니까요.
3) 심기
전복의 경우는
주변에 자연적으로 생긴 구멍이 있기 때문에 따로 뚫을 필요 없고
바닥에 마사를 조금 흐트려 놓고 괭이밥 뿌리를 잘 펴서 얹어 준 뒤에
가는 마사토를 덮어 주면 됩니다.
4)이끼 덮기
좁은 곳에 심은 관계로 물 부족으로 인한 고사 확률이 높고,
물 줄때 마사토가 흘러 내리므로 이끼를 덮어서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처음부터 꽉 채워 넣기 보다는
가장자리만 빙 둘러주고 가운데는 조금 비도록 합니다.
이끼도 번식력이 강해서 금방 채워집니다.
제가 쓰는 이끼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조직이 성근 이낀데
화분에 심은 나무에서 생긴 이끼(樹苔 ?)를 번식 시킨 것으로
너무 조밀한 이끼류를 사용하면 통풍이 좋지 않아서
식물에는 별로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끼를 길게 찢어서 빙 둘러 주고
물을 준 뒤에 가장자리를 꼭꼭 눌러 줍니다.
같은 방법으로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소라의 경우는
안쪽까지 가는 모래(마사토)를 먼저 넣고
뚫린 구멍에 굵은 마사토를 얹어서 흙이 새 나가는 것을 막습니다.
괭이밥 뿌리를 조심스럽게 앉히고 나머지 공간에 마사토를 채운 뒤
물을 주면서 가는 막대로 콕콕 찍어서 빈 공간을 채웁니다.
이것도 역시 같은 방법으로 이끼를 덮어줍니다.
5)완성
심은 뒤에 물을 충분히 주고 그늘에 두었다가
하루 쯤 뒤에 햇볕 잘 드는 곳에 둡니다.
6)관리
물 관리가 어려울 경우 수반에 물을 조금 넣고 그 위에 두면
장기 외출이나 제때 물 주지 못할때 좋습니다.
구멍을 통해서 스스로 빨아들이니 말라 죽는 일은 없습니다.
대신, 잠길 정도로 물을 많이 넣으면 뿌리가 썩을 수도 있으니
꼭 필요하실 때에만 사용하고 가급적이면 매일 조금씩 주는게 좋습니다.
보기 좋다고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집안에 오래 두지 마시고
자주 햇볕을 쪼여 주세요.
7)그 후 열흘
햇살 좋은 아침 에
전복껍질에 사는 녀석이
작은 꽃망울을 물더니
금방 노란 꽃을 피웠습니다.
뒤질세라
소라껍에 사는 녀석도...
들여다 볼수록 앙증맞네요.
덤으로...
동백나무 옹이에 자리잡았던 녀석도
이렇게 꽃을 피웠습니다.
저 척박한 곳에 어떻게 살아갈까 싶었는데
예쁜 꽃까지 피웠으니
나름으로 잘 적응하고 있는 건지
살아가기 힘듦으로해서 후세를 준비하는 건지
그 속내는 모르겠지만
저마다 적응하고 이겨 나가는 모습들이 대견합니다.
그냥 그렇게 지켜볼 뿐이지만
작지만 그들이 주는 즐거움은 결코 작지 않군요.
도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_^
-07.04.18 강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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