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요? 바람이 불어오는 곳 밥상을 마주하고 앉았는데 작은 녀석이 덥다고 짜증이다. 급기야 숟가락 든 채 선풍기를 따라다니기에 보다 못해 녀석들 쪽으로 선풍기를 고정시키고 이제 좀 시원하냐고 물었더니 작은 녀석은 좋다고 고개를 끄덕이는데 말없이 할배를 쳐다보던 큰 녀석이 "할아버.. 바람소리/할배랑 아이랑 2012.07.25
이돌이 손주들과 금산사를 찾았다. 할매따라 간절한(?) 삼배 끝에 우루루 몰려 나오는데 이돌이 입이 수상하다. 절하러 들어간 녀석이 뭘 먹기에 조롷게 맛나게 오물 거리는지... 아내에게 물었더니 절하는 게 신통하다고 어떤 할머니께서 사탕을 주셨단다. 영낙없는 다섯 살의 표정이다. 그.. 바람소리/할배랑 아이랑 2012.07.09
뻐꾸기 우는 사연 Shadows "뻐꾸기 짝짓기 할 땐교?" 이 산 저 산에서 경쟁하듯 울어대니 감자 캐던 아내가 궁금해서 묻는데 뭐, 솔직히 낸들 알아야 답하지... "당신, 텔레비에서 뻐꾸기 알 낳는 것 봤제?" "아~ 그 남의 둥지에 알 낳는 거..." "그래, 그거 보이 어떻더노?" "어떻긴 얌체지...거기다가 은혜도 모르..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12.07.02
빈자리 이사 온 후 처음으로 대청소를 했다. 베란다엔 낡고 오래된, 쓰지도 않을 물건으로 가득하고 흰 벽은 회색으로 그을렸고 벽지는 노랗게 바랬고 장판은 난장판이 됐고... 먼지 가득한 그 구석에서 오래된 추억이 되살아난다. 장농 뒤쪽에서 아들의 어릴 적 미소를 찾았고 방치됐던 범선이 ..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12.05.26
김새는 심사 Stony-Lobo 방안이 말씀이 아니라서 널부러진 나무 조각들을 보며 오늘은 청소기 함 돌려야겠다고 맘 먹었는데 맘 먹은지 십분도 못돼서 청소기 함 돌려달라는 아내의 부탁... 아~ 김새는 이 심사라니요. 하려니 시켜서 하는 것 같고... 안 하려니 그것도 쪼잔하고...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요? ..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12.05.04
하라버지 잘 놀았습니다. 사흘을 머물다 돌아왔다. 세 녀석을 한꺼번에 업었더니 녀석들은 까르르르~ 숨 넘어가도록 좋아하는데 할배는 숨이 턱에 차서 넘어가는 줄 알았다. 녀석들은 점점 무거워 지고 할배는 점점 약해지니 이젠, 녀석들 만족시키기가 벅찼다. 떠나 오던 날 껴안으며 작별 인사 하는데 쌍둥이 작.. 바람소리/할배랑 아이랑 2012.04.27
4월...그리고 제비꽃 April come She will - Simon & Garfunkel 제비꽃을 봤다. 아니 만났다. 산에 들에 지천으로 널리는 녀석인데도 봄이면 버릇처럼 찾아 헤매는 꽃이기도 하다. 수십 종의 제비꽃 중에 내가 만나본 녀석은 겨우 너댓 종에 불과하다. 제비꽃 남산제비꽃 흰젓제비꽃 노랑제비꽃 콩제비꽃...이마저도 확실..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12.04.11
누나의 몫 할아버지 시계 제 손녀 연우랍니다. 제게 보낸 메시지인데 녀석이 이런 문장을 구사할 나이는 아니지만 이런 걸 선택해서 보낸다는 게 얼마나 기특합니까? 이 녀석에게서 이런 메시지 받을 날이 이토록 빨리 올 줄은 몰랐거든요. 제 생일상입니다. 며칠 남았지만 녀석들 만남 김에.. 바람소리/할배랑 아이랑 2012.02.17
심심해서 주절주절 The outlaw 아침에 일어나서 하나 아침 먹고 하나 아침과 점심사이에 하나 점심 먹고 하나 저녁까지 두개 저녁 먹고 하나 10시경 하나 자기전에 하나 화장실 갈때 하나... 이게 기본이지만 가끔은 간식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일 안 풀려 머리 아플 때 또 먹으니 우엣기나 하루에 열개는..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12.02.09
반찬투정 masatsugu shinozaki - my son ‘언제 오노?’ ‘말일날...’ ‘가만...그라몬 이박삼일이가??’ ‘이십구...삼십... 그렇게 되겠네요.’ ‘A~C...그럼 내도 어디든 가야겠다.’ ‘나랑 같이 갈래요?’ ‘고마 됐다, 앉을 자리도 없는 거서 우에 자라꼬...’ 할매는 이박삼일 출가했고 가면서 끓.. 바람소리/작은이야기 2012.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