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작은이야기
인연이 여기까지인 걸...
강 바람
2007. 7. 1. 00:22
새 출발을 기념으로 너를 만난지
오늘로서 딱 삼 년이구나.
어쩌면 계약이나 한 듯이 그렇게 떠나는가.
함께한 세월이 천일이 넘고
함께한 길이 만리도 더 되며
함께한 추억은 헤아릴 수도 없으니
너와의 인연을 어찌 말로 다 하리.
너로 해서 세상이 아름다움을 알았고
너로 해서 하찮은 것들의 존재를 알게 됐으며
먼 길 떠나는 작은 씨앗의 힘찬 몸짓과
내 이웃들의 티 없이 맑은 모습도 오래 기억할 수 있었으니
무엇으로 그 고마움에 답하리.
네가 있음에 떠나는 길이 외롭지 않았고
그 길에서 만난 작은 인연도
너를 통해 다시 돌아 볼 수 있었으며
네 기억을 빌어 그리운 이들의 모습을 회상하고
나보다 더 내 행적을 고이 간직하고 있었으니
넓고 깊은 그 가슴을 무엇으로 채워 보답하리.
아름다운 추억만 남긴 채
허무하게 너를 보낸 애석함으로
어제, 그리고 오늘도
너와의 인연을 되새기며 하루를 보냈구나.
그 인연이 여기까진가 보다.
그 추억이 여기까진가 보다.
너에 대한 그리움이사 쉬 잊히랴만
나 못잖게 너 또한 그러하리라 믿으며
아쉬움 속에 이제 잊으련다.
비록 내 불찰로 너와 헤어진다만
병들어 쓸모없음으로 잊기보다
건강한 몸으로 헤어질 수 있어 다행이구나.
부디 좋은 사람 만나서
큰 것 품는 만큼 작은 것도 품고
아름다운 세상만큼 아름다운 인연도 품으며
행복하게 잘 살아다오.
이제 웃으며 안녕을 고하련다.
사랑하는 나의
.
.
.
디
카
여...^_^
-07.06.30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