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할배랑 아이랑 하라버지도 사랑을 느낄 수 있어요? 강 바람 2008. 2. 19. 21:24 어제, 컴에 앉아 화면에 몰두하고 있다가 의자 뒤에서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보니 꼬맹이가 배시시 웃으며 묻는다. "할아버지도 사람을 느낄 수 있어요?" 엥? 이게 뭔 소리??? 말 뜻을 제대로 파악치 못하고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생각난 게 인기척이었다. -의자 뒤에 있었는데 몰랐는냐는 의미로 묻는구나- 그렇게만 생각했는데 그렇더라도 인기척을 설명한다는 게 간단치 않아 어떻게 설명할까 궁리하고 있었더니 녀석이 또 한마디 한다. "엄마가 그러는데요~오...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고 그랬어요" 엥~~ 이건 또 무신 소리??? 말 뜻을 헤아리느라 대답도 못하고 있었더니 녀석은 그래놓고 핑~하니 나가고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느냐"는 녀석의 말 뜻을 되씹고 되씹은 뒤에야 그것이 "사람"이 아니고 "사랑"이었음을 눈치챘다. 오늘 아침, 녀석과 유치원 가는 길에 "어제 할아버지한테 사랑을 느낄 수 있느냐고 물었지?" "네" "음~그거야 당연히 느낄 수 있지." "어떻게요?" 또 막힌다. "그러니까...음~~...할아버지가 저녁에 들어오면 연우가 다녀오셨습니까? 하고 인사하지?" "네" "할아버지는 연우가 인사할때 연우가 할아버지를 사랑하는구나 하고 느낀단다. 연우는 할머니가 누룽지도 만들어 주고 맛있는 반찬 해주면 어때?" "좋아요." "그럴때 고맙다는 생각이 안들어?" "들어요" "엄마도, 아빠도 연우 맛있는거랑 좋은 옷 사주고 이뻐해주시는데 고맙지?" "네" "그래, 연우가 그런 생각이 든다는 건 할머니나 엄마, 아빠가 연우를 사랑한다는 걸 느끼는 거야" 해놓고 봐도 뭔가 안 맞다. 하지만, 마땅히 예를 들 수가 없으니 어쩌리오. 암튼 그 문제는 그렇게 매듭지었는데 참말로 난감한 질문에 진땀을 뺐고 지금 이글을 쓰면서 계속 생각해봐도 마땅한 답을 찾을 수 없다. 이글 읽으시는 분 중에 아시는 분 설명 좀 해주이소.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는 걸...^_^ -08.02.19 난감한 할배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