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할배랑 아이랑 생애 첫 셀카 강 바람 2008. 3. 7. 23:57 녀석이 혼자 폼 잡고 찍은 첫 셀카 사진입니다. V는 여전한데 딴에는 긴장했던가 보네요. 눈이 가운데로 몰린 걸 보니 렌즈를 뚫어져라 쳐다 본 듯...ㅎ 오늘 아침엔 3년전 첫 걸을 뗄때의 모습을 설명해 줬더니 기억에도 없을 그 모습을 깔깔거리며 재현했네요. 할배는 멀찌감치 나 앉아 손뼉 치며 부르고, 엉거주춤 섰다가 넘어질듯 말듯 뒤뚱거리며 한발씩 내 디뎌 어렵게 할배 품에 안기던 녀석이 어느새 카메라를 들고 사진 찍는 아이로 커 있군요. 오늘 이녀석에게 동생이 생겼습니다. 그것도 한꺼번에 둘씩이나... 그 동안 조바심으로 지켜 보며 혹여 할배의 口業이 녀석들에게 미칠세라 조심하고 덕은 쌓지 못하더라도 나쁜 마음은 먹지 않으려 또 조심하며 기다렸는데 다행스럽게도 건강한 외손자를 둘씩이나 얻었으니 그저 고맙고 기쁜 마음입니다. 머잖아 요 작은 녀석들도 기다가 서고, 섰다가 걷고, 걷다가 뛰는 날 있겠지요. 사진 찍는 것조차 조심스러워 녀석들의 표정은 담지 못했습니다. 몇주전에 얻언 놓은 소태나무 똥가리립니다. 무늬가 태아를 닮은 쌍둥이 똥가린데 이것 얻어 놓고도 칠만 해뒀습니다. 섣불리 뭘 어쩌구저쩌구하는 것 역시 조심스러워서요. 이것으로 무얼 할지는 이름이 정해진 뒤에 생각해봐야 겠습니다. 외할배 생일 다음날에 태어났으니 생일선물로는 최상의 선물이었고 녀석들 생일은 잊지 않을 듯 싶네요. 봄바람 타고 온 녀석들, 아직은 여린 풀꽃처럼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지만 아무쪼록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주길 빌어봅니다....^_^ -08.03.07 강바람(03.09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