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방문·만남

黑米酒 시음

강 바람 2008. 6. 18. 00:33

 달고기님이 흑미주 시음을 한다기에

잘은 못 마시는 술이지만

핑계삼아 얼굴이나 볼라꼬 나갔습니다.

칸막이가 있는 특실로 안내 되어

직저 담근 흑미주와 백미주를 내 왔는데

자주 간 사람들은

게만 먹으면 배가 고프다는 사실을 아는지라

 

날치알과 게맛살을 넣어 직접 만든 두부를

열심히 열심히 먹었지요.

배를 든든하게 채워야 그나마의 술도 이길 수 있으리라는 계산으로...

맛은 쉽게 전달해 드릴 수 없네요.

직접 먹어봐야 알 수 있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막걸리는 손가락으로 휘휘 저어서 꿀꺽꿀꺽 마시는 게 제격인데

흑미주를 저으려고 손가락을 넣었더니

너무 걸쭉해서 손가락이 들어가질 않습니다.

할 수 없이 그냥 마셨습니다.

목으로는 잘 넘어가더군요. 

금방 오르는가 싶더니 찬바람 쐬고 오니 금새 가라 앉더군요.

담아서 일년 넘게 숙성한 술은 앞으로도 만나기 힘들 듯...

 

이건 콩비지 찌게입니다.

나이 드신 분들께선 잘 아시겠지만

옛날, 저 어릴 때 흉년을 버티게 해준 것은

콩비지와 술지게미였습니다.

오랜만에 맛보는 그 비지...잠시 오십년 전으로 돌아가봤습니다. 

 

요건, 은대구 훈제구이

 

 그리고 스팀으로 찐 문어...

여기까지 묵고 나니 배가 빵빵해집니다.

 

그리고 게...

오늘의 메인메뉴인데 배는 이미 빵빵하니...

작전 미스였습니다.

처음에 조금 먹었어야 하는 건데...

암튼 그렇게 세시간을 퍼질러 앉아서

배도 키우고, 흑미주로 간도 키워서 돌아왔습니다.

오신 분들 반가웠습니다.

못 오신 님들껜

오밤중에 염장지르는 꼴이 되었고요...^_^

 

-08.06.18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