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알아요
제가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비록 말은 못하지만 저도 백일 지났는 걸요.
제가 울면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하시는 것 저도 알아요.
지금도 그렇잖아요?
세수 하시다가 제 울음소리에 놀라
셔츠도 못 입고 수건으로 가리고 나오셨잖아요. ㅋㅋ
이럴 때마다 전 느낀답니다.
아~ 울 하라버지가 나를 많이 걱정해 주시는 구나 하고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아픈 것도...배 고픈 것도...기저귀 젖은 것도 아니랍니다.
그냥 하라버지 품에 안기고 싶어 떼를 좀 썼습니다.
제가 자고 있을 때도
한 없이 내려다 보시는 하라버지의 반쯤 감기신 눈을 봅니다.
그 눈이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전 압니다.
건강하게 자라얄 텐데...
착한 녀석이 돼야할 텐데...그러셨죠?
네, 걱정 마세요.
제가 지금 얼마나 편한지 하라버지도 아시지요?
그렇습니다. 저 아주 편합니다.
지금 저 내려다 보시는 하라버지 미소가 편하신 만큼
저도 그렇게 편합니다.
하라버지께서 무엇을 느끼시는 저도 알거든요.
제 짜증 다 받아 주시느라 많이 힘드시지요?
저도 이제 백일 지났는지라 죄송함을 압니다만
제가 나쁜 녀석이라서 그런 게 아니구요.
아직 어려서 그러니 용서해 주세요.
그나마 웃는 법을 깨우쳤기에 다행이라 여깁니다.
짧은 그 웃음 한방에
힘든신 것 다 잊으시고 활짝 웃으시는 하라버지...
제 웃는 모습이 그렇게도 좋으세요?
이것 보세요.
지금 또 웃고 계시잖아요.
이제 됐습니다.
하라버지 힘드시니 저 보행기 타고 놀게요.
나중에 힘들면 또 울겁니다.
그때 다시 안아 주시고 좀 쉬세요.
어때요?
제 모습 아주 으젓하지요?
그러니 염려 마세요.
하라버지 말씀대로 건강하고 착하게 잘 자라겠습니다.
사랑해요. 하라버지...^_^
-08.06.21 이돌이(강바람 대필...^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