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바람 2008. 7. 19. 23:43

 

연우가 옛날(?)사진 보여달라고 졸라서

이런 저런 지난 글들을 보여주는데 

하라버지가 뭐라고 썼는지 궁금하니 읽어 달라네요.

빨리 글 배워서 연우가 직접 읽어보면 더 좋지 않느냐고 했더니

알았다면서도 굳이 읽어 달래서 몇개 읽어 줬습니다.

그래도 간단한 글자들은 조금 읽는 편이라서

젤 밑에 적어놓은 -강바람-이란 글자를 왜 썼느냐고 묻데요.

그건, 하라버지가 컴퓨터에서만 쓰는 이름이라고 알려 줬더니

그 옆에 숫자는 왜 쓰냐고 또 묻습니다.

그 숫자는 날짜를 적어 둔 건데 너희들이 커서 이 글들을 읽을 때

언제 쓰고 찍은 건지 알 수 있기에 그런다고 설명 해줬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녀석들만을 위한 건 아니겠지요?

저도 몇년 후에 이 글들을 다시 읽으면 지금 이 시간들이 기억 날테고

잠시나마 미소 지으며 회상할 수 있겠다는 추억쌓기 겠지요.

저 밑에 달린 꼬리글들도 본문 못잖은 추억일테고요.

그랬는데...

 

아침 식사중에 느닷없이 묻습니다.

"하라버지, 그런데요...왜 녀석이라고 썼어요?"

첨엔 뭔 이야긴가 했습니다.

지난 밤에 읽어준 글 속에서 녀석이라고 표현한 게 좀 이상했던가 봅니다.

연우가 알고있는 "녀석"은 나쁜 말인데 왜 썼는지 궁금했던가 봅니다.

"아~ 그건...녀석이 꼭 나쁜말은 아니다.

하라버지가 일돌이 볼을 간지르며 요녀석이라고 하면

하라버지가 일돌이 미워서 그러는지 이뻐서 그러는지 연우도 알지?"

"예..."

"사랑하는 마음으로 쓰면 좋은 말이고 미운 마음으로 쓰면 나쁜 말이된단다.

하지만 어른들이 아이에게 쓰는 말이니

연우는 친구나 언니 오빠, 그리고 어른들께 쓰면 안되는 말이란다..."

암튼 장황하게 설명을 해줬더니 

숟가락 놓자마자 쪼르르 쌍둥이에게 달려가서

"아이고 일돌이 녀석..."하면서 동생들을 얼르고 있네요.

참말로 못말리는 우리 연우공주...^_^

 

비는 소리만 요란하게 울리고 1분도 못돼서 그치고

밤은 더욱 찐득찐득해졌습니다.

편한 밤들 되이소...^_^

 

-08.07.19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