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바람 2009. 4. 17. 17:34

  

"이꽃 이름이 뭐라캤는교?"

"아~ 그거...매발톱, 하늘 매발톱..."

"색깔도 이뿌고 꽃도 이뿌네요"

"그렇재? 이뿌제?...키 큰 것도 있는데 이건 작아서 더 이뿐 것같다."

 

다른 건 대충 넘어가는데

식물에 관해서만은 간섭이 많은 편이라서

어느 건 물 쪼매만 주고 어느 건 많이 주고...

흙에 심은 건 가끔 주고 마사에 심은 건 자주 주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잔소리가 싫어서

아내는 화분에서 손뗀지 오래였는데

이 아침 보여준 관심이 얼마나 반갑던지

미주알 고주알 묻지도 않는 것들까지 주절댔네요.

  

3.27

어느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있겠습니까만,

지난 달 25일에 청주에서 얻어온 이 녀석은

차 트렁크에서 이틀 갇혀 있다가 27일에야 심은 건데

심은 그날 부터 유독 마음이 쓰였지요.

 

4.2

이 녀석 안부 묻는 걸로 하루를 시작하곤 했는데

6일만에 작은 꽃망울이 맺혔으니

화분에 일어난 이 작은 변화가 얼마나 설레던지요.

 

4.10

그 작은 몸짓이 궁금해서

아침 인사는 물론,

저녁에 또 들여다 보길 일 주일 여만에

봉오리 끝에 파란 색이 얼핏 했을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4.13

그렇게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더니

 

4.15

이토록 고운 자태를 드러냈으니

얻어 온 지 딱 삼칠일, 스무 하루만이지요. 

녀석의 건강한 모습이

이 꽃을 내게 건네 준 그의 건강인 듯하여

얼마나 반갑고 고맙던지

 

베란다에 드리운 아침 햇살을

온 몸으로 받고 선 그 모습은 마치

꽃이 아닌 희망을 보는 듯했습니다.

 

이 봄,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 하늘매발톱은

또 하나의 소중한 인연으로 자리하였으니 

작은 생의 대견한 몸짓처럼

그 님께서도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 오시길 빌어봅니다. 

 

꼭, 그리 되시리라 굳게 믿습니다....^_^

 

-09.04.17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