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작은이야기
11월
강 바람
2010. 11. 29. 12:48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11월은 참 어정쩡한 달'이라는 말에
그래 딱 맞는 말이다 싶더군요.
가을과 겨울 사이에 서서
이쪽도 저쪽도 아닌 그 어정쩡함이라니요.
제 몫은 겨우 이틀 남았건만
시선은 가을에 두고
느린 걸음은 겨울 문턱에 멈춰 섰네요.
징검다리를 만들면서
열째와 열하나째 사이가 어중간해서
작은 돌멩이 하나 더 끼운 듯한 11월입니다만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여전히 11번 다리로서
제 몫에 충실하며 열심히 살았겠지요?
참 이상한 달 11월.
있는 듯 없는 듯 서성이더니
그도 그렇게 저물어 갑니다.
하지만 그 11월에
안팎으로 적잖은 일들이 있었고 또 진행중입니다.
비록 명목 뿐이긴 하지만
카페지기가 바뀌는 작은 아쉬움도 있었으나
그것도 그렇게 저렇게 잘 넘겼으니 다행한 달이기도 하고
땀과 인내로 일군
아시안게임 낭보에 행복한 달이기도 했고
난데없는 포탄세례에
삶의 터마저 버리고 봇짐을 싸는
다시는 없어야 할 그 악몽이 재현 되어 무겁기도 한 달이었으니
결코 작기만한 달은 아니었습니다.
곧 12월입니다.
11월의 모자란 듯함으로 해서
다른 달보다 더 길고 숨 가쁘게 느껴지는
춥고 힘든 레이스의 마지막 구간입니다.
광분의 대포소리에
첫눈 소식까지 분분하니 더 춥겠지만
마음만은 훈훈한 겨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모두 건강하세요...^^
-10.11.29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