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할배랑 아이랑

하라버지 잘 놀았습니다.

강 바람 2012. 4. 27. 23:01

 

사흘을 머물다 돌아왔다.

세 녀석을 한꺼번에 업었더니

녀석들은 까르르르~ 숨 넘어가도록 좋아하는데

할배는 숨이 턱에 차서 넘어가는 줄 알았다.

녀석들은 점점 무거워 지고

할배는 점점 약해지니

이젠, 녀석들 만족시키기가 벅찼다.

떠나 오던 날

껴안으며 작별 인사 하는데

쌍둥이 작은 녀석이 할배 귀에 속삭이던 한마디

"하라버지 잘 놀았습니다"

식사 후, 배꼽인사와 함께

'잘 먹었습니다'를 외치는 그런 의미로

유치원에서 배운 식사예절을 응용했겠지만

할배에 대한 최고의 감사인사였을 것이다.

그 한 마디는

허리에 내려 앉았던 무게감 그 몇 배의 기쁨으로 돌아와

오는 내내 얼마나 흐뭇하던지...

에구~ 녀석...^^

-12.04.27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