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바람 2012. 9. 6. 14:10

"눈이 침침하네요."

"안경 쓰지?"

바느질할 때나 쓰던 돋보기를 설거지에 쓴다.

"와~ 이래 잘 보이는 거를..."

그렇게 설거지를 마치고 식탁을 훔치더니

"넘 잘 보이니 파이네..."

"???..."

이건 또 뭔 소린가 싶어 멀뚱히 쳐다봤더니

"안 보이던 머리카락도 보이고 먼지도 보이고..."

그 뒤에도 한참을 걸레 들고 설친다.

"마 대충하지..."

"자꾸 눈에 띄는데..."

웃고 말았다.

그래...

가끔은 못 보고 지나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

 

속속들이 다 알고 좋은 것만 택한다면

지금 내 곁에 누가 있으랴 싶다.

동가리 만질 땐 돋보기로...

사람 만날 땐 조금 흐린 눈으로...^^

 

-12.09.06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