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작은이야기

기념품 솟대

강 바람 2014. 8. 26. 21:55
줄줄이 팝 

참 산만하다.

해설사가 열심히 설명 하지만

아이들 반응은 제각각이다.

휴대폰 들여다보는 녀석

옆자리 동무와 장난치는 녀석

암튼, 옆에서 보고있자니 참으로 민망하지만

울집 녀석들도 말 안 듣는데 어쩔거나.

그래서 생각한 게 집중할 수 있는 꺼리를 만들자 싶어

작은 솟대와 열쇠고리를 만들었다.

 

을숙도의 과거와 현재는 어떻게 달라졌고 

낙동강 길이는 얼마고

하구에는 섬이 몇 개이며

섬의 이름은 무엇 무엇인데

이름의 유래는 이러저러하

찾아 오는 새는 무엇이며

젤 큰새는 큰고니고 작은 새는 도요샌데

이들이 언제 와서 언제 가는지

또 어디까지 갔다가 다시 오는지 세세히 설명한 뒤 

나중에 돌아올 때 지금 설명한 내용을 질문할 것이며

답을 맞추는 사람에겐 이런 선물을 주겠노라 했더니

아이도 학부모도 눈빛이 달라진다.

 

그런다고 다 기억될리 없지만

여기저기서 "저요, 저요" 난리도 아니다.

그럼 됐다.

그것만으로도 내가 수고한 값은 충분하다

열쇠고리 받아든 아지매...

솟대 받은 개구쟁이...

그들의 싱글벙글한 표정만으로도 충분하다.

집에 돌아와 내일 쓸 것들을 또 만들었다.

전기불 밑이라 눈이 침침하다...^^

 

-14.08.26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