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바람 2017. 9. 20. 10:25

 

늘 반갑게 맞아주시던 누님은
자리보전하고 누워계신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팔십 몇 년 누님의 세월 중에서
지난 한해의 변화는 내게 충격이었다. 

 

낙엽같은 몸 일으켜 앉히고
조기살점 한 조각 떠 넣어드렸지만
우물우물 씹는 시늉만 할 뿐
참새모이 만한 그조차 쉬 넘기지 못해
입안에서 뱅뱅 굴리고 있을 때
내 눈동자 따라 뱅글뱅글 도는
차마 떨구지 못한 눈물 한 방울.
곱디고운 내 누님은 어디가고

앙상한 낯선 모습이 그 자리에 있는가
슬그머니 돌린 시선 끝에는
늦은 여름비가 내리고 있었다.


-2017.09.15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