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방문·만남

소중한 재산

강 바람 2006. 9. 20. 21:53
 

번개 마치고 돌아오는 날
차 안이 온통 보물로 가득했습니다. 
오른쪽 위의 노란 포대에 담긴 나무는
푸른별님께서 주신 주목 똥가리입니다. 
차시 만들면 좋다고 주셨는데 
자꾸 더 주시려고 해서 혼났습니다.
이거 부산님들에게 나누어 드려서 
의무적으로 차시 한 개씩 만들라고
 협박할 참입니다.
저 밑에는 대추나무 판재가 하나 있습니다.
로진님이 안산에서 가져오셨는데
뭘 만들든 알아서 하랍니다.
이거 또 즐거운 고민거리 생겼는데 
크기를 보니 다탁 정도는 되겠네요.
일단 주변에 물어보고 뭘 만들지 결정할 참입니다.

썬님이 챙겨주신 크고 작은 판재들입니다.
트렁크에도 가득하고
뒷좌석에도 차곡차곡 싣고
그것도 모자라서

똥가리까지 한 박스 실었습니다.
흑단을 비롯한 참죽, 향나무, 가링?, 소나무...등등등...

이름도 모를 각양각색의 똥가리들이 가득한데
정말이지 안 먹어도 배부릅니다.
하나하나 만들어질 때마다 상세히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로진님이 준비해주신 다기장입니다.
다기장번개날 미리 잘라서 주셨지만 
여럿님들 틈에 끼일 시간이 없어서
미뤄뒀다가 저녁에 뒤풀이 끝내고 마무리 했습니다.
집 싱크대 옆에 붙여놓고 
찻잔들을 얹어 놓으니 그냥 보기 좋네요. 

이것은 
은야님께서 강바람 건강하라고 주신 귀한 약재와 석청입니다.
카페에서 이름은 익히 듣고 알긴 하지만
직접 뵙긴 처음인데 이렇게 귀한 선물을 주시니
정말이지 목이 메도록 고마웠습니다.
에구 이거 전생에 무신 복을 타고 났는지...
암튼 주신 귀한 약 묵고 더욱 건강해야겠습니다.

이 책은 숙이님께서 이번에 펴낸 본인의 시집입니다.
이 역시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숙이님의 친근한 시어들과 함께 가을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습니다.

이 물건 또한 예삿 천이 아닙니다.
초록별님께서 주신 작업복감인데
예전에 
낙동하면서 철 브러쉬의 파편이 떨어져나와 
아랫도리가 고슴도치 된적 있었습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사료포대를 두르기도 했는데
이 정도라면 철핀도 뚫지 못할 것 같습니다.
공업용 재봉틀로 앞치마를 만들어 놓고 
여럿이 함께 사용할 생각입니다.

이 역시 초록별님께서 선물하신 작설차입니다.
하동 어디에서 직접 덖으시는 분께 구입하셨다는데
귀한 차를 세통이나 주셨습니다.
하나는 바람되어님 드리랍니다.
또 하나는 동산님 드린 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제가 얻었습니다.
손이 부끄러워 혼났습니다.

덤으로 가을도 한줌 주어다가

뒷유리 밑을 이렇게 디스플에이 하고 왔네요.
"통나무 사랑과 공예" 수건을 자랑스럽게 깔고
칠봉에서 백화님으로부터 얻은 꽈리 하나에
썬님 공방 부근에서 주운 밤송이와 알밤을 얹고는
뿌듯한 마음으로 콧노래 부르며 돌아왔습니다.
가을 초입에서 벌써 한아름 가득 채웠습니다.
제가 얻은 것은 물건만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여러님들의 따뜻한 마음이었고
그 마음은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가슴 가득한 저의 소중한 재산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06.09.20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