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한잔 하고 가이소 강 바람 2006. 10. 23. 18:11 어느 분이 그럽디다. 작은 것에 정주고 사는 게 부럽다고요. 배우고 싶다고요. 저의 자잘한 것들에 대한 이야긴가 싶은데 괜히 추켜세우시느라 하신 말씀이겠지요. 굳이 배울 거 없다 그랬습니다. 나도 하루종일 그런맘으로 사는 게 아니고 어쩌다 잠시 눈길 한 번 주는 것 뿐이라 그랬습니다. 그렇게 살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산다는 게 호락호락한 일도 아니고 이런저런 피할 수 없는 일들에 묶여 하기 싫어도 해야하고 하지 않으면 안될 일들이 저마다 한짐 씩인데 주어진 책무를 다하려면 그래선 안된다고 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온종일 괭이밥이나 주무르고 있어서야 되겠느냐고, 시도때도 없이 똥가리만 주무르고 있어서야 되겠느냐고, 그것은 삶에 대한 직무유기라고 했더니 웃데요. 그런줄 알면서도 작은 것들에 대한 마음을, 시시콜콜 좀스런 마음을 내보이는 것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치솟는 크고 작은 욕심들을 억누르고 다스리려고 잠시 그런 척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반성하는 자가치유의 한 방법이라 했습니다. 공감하시는 그 마음으로 충분하다 했지요. 쉼터에 오시는 님들께서 잠시나마 편한 마음으로 쉬어 갔으면 싶고 그로해서 저도 함께 쉴 수 있기에 그냥 물 한잔 건네는 마음으로 쓸 뿐입니다. 욕심 같아서는 좀 더 재미나게 쓰고 싶지만 모자라는대로 마음으로 쓰고 싶어서 그냥 자잘한 주변이야기로 대신합니다. 그렇지만 글 쓰는 제 마음속에는 늘 님들이 계시다는 거... 님들이 없다면 단 한 줄도 쓰지 못한다는 거... 조계산 선암사의 맑고 시원한 물입니다. 더우면 더워서 한잔. 과음으로 속쓰리면 속풀이로 한잔. 열 받았으면 해열제로 한잔하이소. 겨울이 오면 따뜻하게 데워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비도 왔다갔다 하고 마침 戌時기도 하니 우짜까요? 물대신 쇠주로 바꾸까요?...^_^ -06.05.19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