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할배랑 아이랑
녀석...
강 바람
2006. 11. 20. 15:22
환절기라서 그런지
애들의 병치레가 잦다.
장염때문에 고생한 게 며칠 안됐는데 또 폐렴이라니...
며칠 입원해 있더니 갑갑했는지
안 하던 투정도 하고
느닷없이 짜증도 내고
응석도 늘어서 갓난쟁이가 되버렸다.
종일 링거바늘 꽂고
좁은 병실에 좁은 복도의 한정된 공간에서
녀석이 오죽 답답하랴 싶으니 그냥 짠하다.
병원에 있으니 없던 병이 생기는 건지
중이염에 독감 까지 겹쳐서 고생하다가
이제 페렴만 치료하면 된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파란하늘, 흰구름, 울긋불긋한 산
즐비한 집들, 오가는 차들, 지붕위의 파란 물탱크들, 어린이 집
그들 하나하나를 일일이 짚어가며 눈망울 반짝이는 모습이
바깥 세상이 많이 그리운가보다.
빨리 퇴원해서 할배랑 동영상도 찍고
숨바꼭질도 하고 놀이터도 가고
저기 시랑리 바닷가에도 가야지.
창밖에서 빨간 동백꽃도 기다리는데...
-06.11.20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