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할배랑 아이랑
연우 퇴원
강 바람
2006. 11. 23. 16:43
할배도 감기 걸려서
기침에 목이 잠기는 상태라
그저께는 병원까지 갔어도 녀석을 못 봤는데
어젠 좀 괜찮은 것 같아서 녀석을 만났다.
혹, 감기 옮으면 우야노 싶어 걱정이었는데
제 엄마가 마스크를 씌워주고
나는 공방에서 쓰는 마스크를 하고
녀석의 말대로 세트가 된 기념으로 한 장.
밥맛이 없다고 도리질 치는 녀석을
이리 꼬드기고 저리 꼬드겨서
억지로 몇 숟가락 먹여놓고 돌아 왔는데
저녁에 전화하니
할머니가 와서 함께 삼겹살을 먹는단다.
웬 삼겹살?
녀석이 입맛이 없는지 고기타령을 해서
간호사에게 거짓말 하고 나왔단다.
집으로 향하던 발길을 돌려 식당으로 갔더니
유모차에 링거 달고
모녀 삼대가 삼겹살 파티를 하고 있었다.
녀석도 한결 밝아 졌고
안도감에서인지 어른들도 즐거워 보였다.
네 식구 오붓하게 한 끼 해결하고
쌀쌀한 밤거리를 따뜻하게 걸었다.
오늘 퇴원했다.
녀석이 돌아오니 집안이 꽉 찬 느낌이다...^_^
-06.11.23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