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바람 2006. 12. 8. 15:07

 

 

하는 일 없이 바빠서

며칠 간 블로그 관리를 못했더니

내가 봐도 썰렁하기 짝이 없다.

보여 주기 위해 만든 공간은 아니지만

단 한사람이라도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이미 나만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인데

어쩌다 그렇게 게을러지고 말았으니...

 

지난 일요일

어찌저찌 창원엘 갔다가

이것저것 목물들을 얻어 왔는데

이것은 소태나무로 만든 녀석인데 주전자 받침으로 쓰라 하지만

색깔이나 형태가 아까워 찻잔 받침으로 쓸 생각이다.

노릿노릿 익은 고구마 색깔과 너무 잘 어울리는데

그야 말로 완전 黃이다.  

 

 

노지에 아무렇게 쌓아 놓은 이 녀석은

타다 만 느티나무 판재다.

일부러 조각이라도 해 놓은 듯 한데

그 유명한 해금강의 총석(叢石)의 단면을 연상케 한다.

귀한 소재인 느티나무 판재가 불에 탄 것은 애석한 일이나

검은 숯 덩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선 모습은 분명 자연의 미술품이다.

하지만 나무로서는 말짱 황이다.

 

 

계절로는 분명 겨울이건만

짓다 만 흙집 앞 과수원에는

미쳐 다 떨구지 못한 낙엽이

서산에 기운 햇빛을 받아 투명하게 매달렸는데.

황금색 나뭇잎이 참 맑다.

역시 黃이다.  

 

 

황토와 나무가 어울리고 

그곳에 스며든 햇살로

불 지피지 않아도 이미 따뜻하니

이 역시 黃색의 따뜻함 때문이려니...

구들방에 장작불 지필 날 기다려 본다. 

 

 

무작정 찾아 간 청도 

내 온 인절미에 허기를 달래고

서리 맞은 감의 그 오묘한 맛을 느껴 본다.

붉은 감

인절미의 노란 콩고물...

아랫목이 검게 탄 주황색 장판...

이 것들 역시 따뜻한 색깔이다.

 

하릴없이 바쁜 하루

여기저기 말짱 黃이었다...^_^

 

-06.12.08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