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할배랑 아이랑

하라버지 얼굴

강 바람 2006. 12. 14. 14:00

 

공부하라고 사줬더니 이런 그림을 그렸네요.

"이거 누구야?"

"하라버지"

"머리카락이 없는데?" 했더니 

쓱쓱쓱...서너개의 줄을 그어 놓더니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지워 버리고는

다시 그려 놓은 게 이 그림입니다.

 

할배 두상이 어떤지 녀석이 어찌 알까?

그냥 어찌저찌 그리다 보니 이렇게 나왔지만

그래도 눈 그린 걸 보니 한 단계 업 되었네요.

전엔 눈썹 밑에 동그라미 쓱 그리면 눈인데

이번엔 눈동자도 있으니...

 

신통해서 허허 웃었더니

옆에 있던 할매가 한마디 거듭니다.

"그래도 코 크고 얼굴 긴 건 닮았네..."...ㅡ,.ㅡ

 

 

이번엔 가위로 색종이를 오립니다.

"그건 또 뭐야?"

"하라버지 생일선물"

"뭔데?"

"책"

네살 꼬맹이한테

생일선물 까지 받았으니 할배 복 터졌는가 했더니

이 선물은 한시간도 못돼서

치마와 바지로 개조 되었습니다.

 

연우야!

우엣기나 고맙다만, 내 생일 아직 멀었단다.

안 그래도 세월가는게 무서우니

할배 생일까지 앞당기지 말거래이~~^_^

 

-06.12.13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