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바람 2006. 12. 20. 17:03

꼬맹이가 기차를 탔다.

제 아빠 만나러 가는데 

기차여행은 첨이 아닌가 싶다.

예전 제 엄마 제만할때

부산에서 동해까지 기차타고 열두시간을 갔었는데

꼭 챙겨가야 하는 것 중 하나가 삶은 달걀이었다.

어찌나 잘 먹던지

조그만 배가 볼록해지곤 했었는데

피는 못 속이는지 

그 딸내미인 꼬맹이 역시 달걀을 엄청 좋아한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달걀 먹는 재미로 찜질방에 자주 갈 정도다.

녀석을 배웅하고 돌아서면서

문득, 삼십여년전 그 시절이 떠올랐다.

눈 덮인 산과 계곡을 가로지르며

달리는 열차에서 삶은 달걀 먹던 그때를... 

 

어제 갔다가 제 아빠 차타고 오늘 돌아 왔는데

걸어서 하라버지 집에 갔는지 제 집에 갔는지 아직 소식 없다

이 녀석

삶은 달걀 먹었는지 물어봐야하는데...^_^

 

-06.12.21 강바람-

 

* 걸어서 하라버지 = 친 할아버지(가까이 계셔서 걸어간다고...)

* 차타고 하라버지 = 외 할아버지(멀리 있어서 차타고 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