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할배랑 아이랑

오늘은...

강 바람 2008. 6. 29. 13:00

 

연우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낀 듯하여

딸내미는 손녀랑 수영장에 가고

할매랑 둘이서 욘석들과 놀았습니다.

한날 한시에 태어 났지만

넉달 가까이 되니 이렇듯 차이가 나네요.

오른쪽 큰 녀석이 일돌이 인데

머리카락도 많고 덩지도 큽니다.

 

헌데, 녀석들 제법 컸다고 그러는지

도통 누워 있으려 하지 않아서 종일 서성거렸네요.

먹고, 자고, 노는 주기가 다르다 보니

일돌이 재우고 나면 이돌이가 깨고

이돌이 잘 때 쯤이면 다시 일돌이가 보채고... 

 

먹이고 밀어 주고 놀아 주는 건 하겠는데

아직 기저귀 갈아 주는 건 서툴러서

며칠 전에 큰맘 먹고 한번 시도했다가

오히려 온 몸에 칠갑을 하고 멀쩡한 옷까지 다 버려 놓은 뒤론

다시 시도해 볼 엄두를 못내고 있는데

 

업고 안고 두 녀석을 보는 할매가 신통하더군요.

내 품에서 울다가도 할매가 안으면 뚝 그치는 것도 신통하구요. 

녀석들도 누가 더 편한지 아는가봅니다.

두 녀석 보느라 조금은 짜증도 나고 피곤하기도할텐데

그래도 연신 웃어주는 할매...

아마, 손녀를 안았지만 엄마의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녀석들도 머지않아 제 집으로들 가고

가고 나면 떠 보고파질텐데...  

 

 

고마운 이가 보내 주신 감자로 점심을 때웠습니다.

녀석들 등쌀에 다 먹진 못했지만 

마음이 깃든 것이어서인지 별미였습니다.

오랜만에 집안에서 하루를 보냈더니

벌써 월요일이 기다려지네요. 

 

더 솔직히 말하면

어제 하다 만 솟대가 보고 싶은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한 곳 세련미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우직한 모양이지만

가끔은 이런 투박한 모습이 편한 걸 보니

세월따라 취향이 바뀌는 건지 아니면

멋 없고 무뚝뚝한 나를 닮아 가는지... 

그러구러 자정이 지났군요.

님들 모두, 편안한 밤 되이소~...^_^

 

-08.06.29 강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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