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막집 주방에
꾀죄죄한 사내 둘이 한 끼 식사를 위해 서성거리는데
주먹만한 말벌 한 마리가 정신 사납게 날아 들었다.
윙윙~~울리는 날개소리는 거의 위협 수준이다.
한 사내가 살충제를 집어 들고 사정없이 발사 했더니
말벌은 창문 구석에 머릴 박고 발발 떨며 제자리 돌림을 한다.
그 사내, 집게로 잽싸게 말벌을 집더니 '행님....' 하며 나를 바라본다.
'니가 해라'
'행님이 잡으소'
'날려 보내라'
그렇게 옥신각신하다가 종이컵에 가뒀다.
날개 떠는 소리 귓전으로 들으며 모른척 돌아 섰다.
다음날 아침 살짝 열어 봤더니 이렇게 됐다.
바람 좀 불어 줬더라면 탈출할 수도 있었을 텐데
녀석에게 그런 행운이 주어지질 못했나보다.
'말벌이 꿀벌 사냥하는 거 봤지요?
저 녀석 한 마리가 꿀벌 수 천마리 작살 낸답니다'
'응....'
'꿀벌이 말벌을 공격할 때 우짜는지 아는교?'
'우짜는데?"
'꿀벌이 떼로 에워싸서 데워 죽인다네요.'
'.........'
애써, 말벌의 위험성을 들춰 보지만
그런다고 뭐 달라질 게 있으랴?
사람도 자연의 일부고
그 또한 자기방어를 위한 어쩔 수 없는 것을...
다만, 사람이기에 사람의 정으로 쪼매 거시기하다는 거지...
매화 반기던 게 겨우 두어 달 전인데
어느새 굵어진 매실이 싱그럽다.
-10.06.05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