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방문·만남

번개 뒷이야기

강 바람 2011. 1. 25. 13:57

 

 

예전 같지 않아서

하루 밤 새면 이틀 헤롱헤롱합니다.

해서 뒷이야기가 조금 늦었네요.

방 따시게 불 지펴놓고

삼계탕 해 묵을라꼬 엄나무도 잘라 놓고

차걸름망 만들라꼬 대나무도 준비 했습니다.

윗동네엔 눈발이 성성하다는데

따뜻한 남쪽 동네라 매화 꽃망울도 달아 놓고요.

 

 

단촐하게 모였습니다.

많이 오셔서 북적댔으면 좋았겠지만

시절이 하 수상한지라

멀리서 오시는 님 계시면 어찌 대접해 보낼까

은근히 걱정이었는데 다행이기도 합니다.

 

 

나무둥지님의 목판화 시연을 계획했었는데

다 아시다시피 전국이 꽁꽁 얼다보니 농작물 관리에 정신 없어서

부득히 참석치 못하시고 대신 서각과 잡품으로 대신했습니다.

서각 지도는 이댁 쥔장이신 길곡님께서 맡아 주셨고

차시, 차걸름망 등의 똥가리잡품은 주제넘게 제가 맡고요.

 

 

 

 

반의반쪽님이십니다.

무척 진지하지요?

소재는 무늬와 색감이 고운 느티나문데 

나이테는 연륜인 듯하여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와 어울립니다.

 

 

 

 

이분은 행암님이십니다.

머리핀과 차시 만들기를 도전하셔서 이렇게 만드셨습니다.

차시 완성품은 사진이 없군요.

제대로 도움도 못 드렸는데 촉박한 시간에도 잘 만드셨습니다.

타고난 손재주가 남다르시더군요.

 

 

사진 윗쪽의 노란 소태나무 차칙(아니면 차시? 암튼 헷갈리는 이름)은 길곡님이 만드신 거고

아래 차걸름망과 대나무뿌리 차시는 춘피님이 만드신 겁니다.

부지런한 춘피님이라 사진은 제대로 담지 못했습니다.

 

 

 

이건 제가 시작한 건데 미완성입니다.

보기엔 좋은데 시간이 넘 걸려서 중도에 업종변경하고

 

 

향나무 똥가리로 서각에 도전해봅니다.

제 서각 솜씨야 다 아실테니 굳이 설명 안 드리겠습니다.

분필로 쓰고 루터로 파내고 끌로 다듬고...

잔 글씨는 늘 그랬듯이 길곡님 도움이고...

'어미새의 눈물'이라는 의미는 나중에 다시 설명드리겠습니다.

암튼 그렇게 작업은 끝내고

  

 

 

늦은 저녁을 먹었네요.

아침에 준비해 둔 엄나무를 넣고 끓인 닭입니다.

길곡님 레시피에

반쪽이님 장보기, 요리로 맛있는 저녁이었습니다.

설거지는 파락호님이 수고하셨고요.

 

 

입가심으로 차 한잔 하는데

이불 밑에 발 넣고 차탁은 이불 위에 놓고...

암튼 막대먹은 다도라고 흉보실지 모르지만 추운 날씨 탓이려니 해 주이소.

저는 이 풍경이 오히려 좋더군요.

예전 어릴때 추억도 떠 오르고요.

그렇게 긴긴 겨울밤을 보냈습니다.

몇시에 잤는지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저 미루어 짐작하시길...

 

오신 님들 고맙습니다.

못 오셨지만 마음 전해주신 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따뜻한 봄날에 다른 꺼리로 다시 모시겠습니다.

그때는 동네벙개가 아닌 이웃벙개로...

 

설명절이 다가오네요.

오가시는 길 조심하시고 명절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시고요...^^

 

-11.01.25 강바람-

  

 

  

 

'바람소리 > 방문·만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주남산에서  (0) 2011.05.17
금정산  (0) 2011.03.18
2010 통사공 여름정모  (0) 2010.08.23
봄나들이  (0) 2010.04.18
창원번개 후기  (0) 2010.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