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작은이야기
오늘은 집앞의 작은 산엘 갔네요.
어제 애인을 만나서 재미 들었나봅니다.
역시 애인은 날 잊지 않고 있었네요.
20여분 만에 고운 님을 만났으니까요.
노란 양지꽃도 봤고요.
등산로를 정비하면서 여기저기 다듬느라
나무뿌리들을 뽑아서 길옆에 던져 놨는데
혹 쓰일려나 싶어 그거 줍는다고 헤매고
꽃 찾는다고 헤매고
드리머님처럼 셀카 장난도 하고
그렇게 느긋하게 오르다 보니
기껏 해발 100여 미터의 작은 산을
무려 한시간 하고도 반이나 더 걸렸습니다.
이런 성정을 잘 아는지라
아내는 절대 내캉 같이 등산 안 갑니다...ㅎ
우엣기나, 그 덕분에
양지녘에 파르르 떨고 있는 제비꽃과
반가운 해우를 거듭했습니다.
정상(?)에 올라서
가지고 간 것들을 펼쳐놓고 쉬었네요.
올라오면서 주운 나무뿌리들까지...
자칫 놓칠뻔했던 녀석입니다.
제비꽃은 맞는 것 같은데 잎 모양이 많이 다릅니다.
이름이야 박사님이 보시면 바로 말씀해 주실테고...
암튼, 생리현상이 아니었으면 못볼뻔한 녀석입니다.
오를때와 다른 길로 내려오다가
또 한녀석 만나서 찰칵!
오늘 사진은 가능한 배경과 함께 찍어봤습니다.
꽃은 꽃 그자체로도 아름답고, 그래서 주로 접사로 찍었지만
바람에 파르르 떨고있는 모습이 외로워 보이기에
누군가와 함께 하라고요...
창밖엔 봄비가 오고있습니다. 녀석들, 추울긴데...
-08.04.06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