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민 보따리와 베란다에 쫓겨난 할배 다탁
그리고 연우 책상이 아침 햇살에 졸 즈음
이제 부터 이틀째 전투가 시작 되었다.
한 넘은 식탁 다리밑에...(일돌이)
또 한넘은 콩순이 컴터에...(이돌이)
젤 큰 넘은 말타고 이랴이랴...
제 각각 돌아 다니니 한 엥글에 담기도 힘들다.
김치통이 장난감으로 쓰이는 줄 미쳐 몰랐다.
마이크 잡고 노래 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잇몸이 근질근질한 이돌이가 이빨 갈고 있는 거다.
공격은 할 수 없고, 오직 방어만 할 수 있는 불리한 전투...
지금 보이는 건 빙산의 일각일 뿐.
사위는 나와 터치하고 지금 겨우 한 술 뜨고
큰 넘은 말타고 작은 넘들은 기어가고...
타지도 못하면서 쟁탈전이 치열하다.
바야흐로 무법자들의 내분이 시작 된거다.
밀고 당기고 필사적으로 도망가려하고...
일돌이가 잡았다. 덩지값 한다.
이돌이는 아직도 기회를 엿보고...
이넘이 일돌인데
카메라 들이대면 멍하게 바라보는게 특징이다.
카메라 들이대면 갑자기 공주로 변신하는 연우.
"애고~ 우리 누나 또 공주 폼 잡았다." 쯧쯧...
카미카제처럼 사부작 사부작 소리 없이 움직이는
이돌이의 이 엉거주춤한 떫은표정은 뭔가?
제 누나의 공기돌 같은 장난감을 얼마나 빨았던지
파란 물감이 입에서 연신 쏟아지는데
흘러흘러 옷까지 파랗게 물들이고
어른들은 결코 맛볼 수 없는 그 야릇한 맛이 제법 썼던가 보다.
그 와중에도 먹성 좋은 일돌이는
제 아빠 앞에서 밥알 받아 먹느라 여념이 없다.
그렇게 두어시간을 정신 없이 보내다 보니
녀석들 몰골이 완전 상거지다.
새옷으로 갈아 입히니 쪼매 봐줄만 한데
그래봐야 금방 또 엉망진창이 되겠지...
뭐든 입에 집어 넣다 보니
두 녀석 입 주변이 말이 아니다.
왼쪽의 이돌이는
입몸이 간지러운지 새앙쥐처럼 무엇이든 이빨로 갉는데
지금도 이빨 갈고 있는 폼이고
이돌이는 입 주변이 상해서 도돌도돌하다.
사과 한 조각으로 겨울 달래 앉혀 놓고
할머니가 두 녀석과 사진 찍으려는데
두 녀석이 동시에 누군가를 보고있다.
연우다.
예상했던대로 연우가 잽싸게 끼어든다.
이돌이 표정이 또 이상야릇하다.
할배한테 뭔가 말하고 싶은게 있는 듯하니
아무래도 공주 누나의 포즈가 꼬운 눈치다...ㅋ
일돌이와 이돌이의 시선이
"에구~ 우리 공주 누나..." 하는 것 같다.
모처럼 카메라 쪽으로 시선이 모인다.
그곳에는 제 아빠가 얼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녀석들 외출하는 것 보고 나왔다가
부랴부랴 들어왔더니 어디서 어떻게 놀았는지
세 녀석 모두 지쳐 잠들어 있다.
작은 방에는
녀석들에게 줄 선물 꾸러미가 조용히 자고 있고..
그렇게 이틀째도 그럭저럭 넘어갔다.
낼 또 보재이~~!
메리 크리스마스... ^_^
-08.12.24 강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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