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작은이야기

오늘은...

강 바람 2010. 6. 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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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운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튼실한 열매를 가지가 휠 정도로 많이 달았습니다.

탱자탱자 놀기만 한 저는 아직 아무 것도 건질게 없고요.

익은 녀석들은 이미 땅에 떨어져 못쓰게 되어

더 미룰 수 없어서 오늘 열심히 땄습니다.

내가 키운 건 아니지만 나름 수확의 재미가 괜찮더군요.

미안쿠로 완죤 불로소득....

 

 

 

일차 수확 마치고

건너편 밭에 피어난 도라지꽃 한 컷했습니다.

심심산천 백도라지가 밭고랑에 피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참 슬프게 보이는 꽃입니다.

흰색은 보라색 보다 더 아리게 보여서

보라색을 조금 더 좋아합니다. 

 

 

봄에 하얀 꽃을 피웠던 자두랍니다.

약 한 번 치지 않아서인지 익기도 전에 떨어진 녀석들이 더 많습니다.

달린 것 중에서 절반은 벌레가 먹었고요.

 

 

지붕에 올라가서

손 닿는데까지 땄더니 마트용 큰 봉지로 가득입니다.

  

 

형언할 수 없는 색에 반하고

신 듯 단 듯한 그 맛에 반하고...

대충 훑어 보니 반 쯤은 벌레가 먹었군요.

탐스럽지요?

하나 따서 바지에 쓰~윽 문질러 한 입 물었더니

그 맛 참으로 환상적입니다.

꽃 피워 눈 즐겁게 해주고

넉넉한 그늘 만들어 쉴자리 만들어 주고

탐스러운 열매 맺어 사람 먹이고 미물 키우는 나무...

묵묵히 제자리 지키고 선 그들이 그저 고마운 날이었습니다.

 

후텁텁합니다.

시원한 밤들 되이소~~^_^

 

-10.06.29 강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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