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작은이야기

성급한 마음

강 바람 2014. 1. 28. 15:11

Seed Of Love-loreena Mckennit 

겨울 같잖은 포근한 날씨로

애기사과에 좁쌀만 한 움이 텄습니다.

아직 봄이라 말하긴 이른 때에

이러다 한파가 밀려오면 어쩌려는지...

 

 

추우면 움츠리고

따뜻해지면 기지개를 켜는 게

이 녀석들의 계절 셈법이겠지만

달력에 의지하여 세월을 셈하는 내게는

일찍 피어난 여린 잎이 안쓰럽네요.

 

 

햇살 든 창가에 우두커니 앉아

이런저런 잡념에 빠졌다가

오래 묵혀 둔 똥가리를 꺼내어 다듬었습니다. 

 

어쨌거나

잡념 잊는 데는 이만한 일도 없지 싶습니다.

남은 제사 음식으로 점심 때우고

나무에 물오르기 전 떼죽나무 가지 몇 개 잘라

폰고리 조각용으로 잘게 썰어서 바구니에 담아 뒀습니다.

아직 봄은 멀었는데 마음은 이미 봄인 듯 성급해졌네요.

 

-14.01.28 강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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