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작은이야기

칠십견

강 바람 2014. 4. 12. 18:18

  Koen De Wolf - Lullaby  

왼쪽 어깨가 아파서

한동안 고생 좀 했다.

내리고 있으면 멀쩡하다가도

올리려고 하면 뻑뻑해서 여간 힘든 게 아닌데

겉으로는 멀쩡하니

마치 꾀병이라도 앓는 것 같아

참말로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다.

아마

장기사용에 의한 고장이리라.

 

아내와 아들은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라도 받으라고 성화였지만

웬만한 병은 그냥 버티는 게 버릇처럼 돼있어서

미련하다는 핀잔을 많이 듣는 편이다.

이번에도

내 몸 내가 안다며

고집 아닌 고집으로 미련하게 버틴 지 한 달여 만에

다행히 거의 다 나았다.

 

결혼식장에 갔다가

예전 직장 동료들을 만났다.

건강하냐는 안부에

어깨가 아파서 좀 그렇다고 했더니

오십견 아니냐며 쳐다본다.

분위기 누그러뜨리려고 칠십견이라고 했더니

옆에 앉은 동년배가

칠십견은 무신 칠십견...노환이지...ㅋㅋ

맞아 ! 노환...맞는 말일세...ㅋㅋ

마주보며 호탕하게 한바탕 웃고

헤어지며 한마디 했다.

다음에 또 만나자고...

다음에...그리고 또 다음에도...^^

 

-14.04.12 강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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