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는 미리 했고
설레는 마음따라 조금 일찍 출발했더니
뻥 뚤린 길 덕에 평소보다 일찍 도착했습니다.
한시적 알바다보니
여유롭게 돌아볼 수 없었는데 잘 됐습니다.
공원이나 산책로 쯤 돼 보이는데
이른 아침의 한적한 풍경이 괜찮았지요.
들판이라 바람은 조금 세게 불지만
따뜻한 색감에 기대어
그냥 파랗기만 한 하늘을 무심하게 바라봤습니다.
뭐 그리 바쁠 일도 없건만
하늘아래 살면서도 바라보기 쉽지 않으니
하늘 보는 게 어렵다기보다는
그냥 잊고 산다고 하는 게 맞겠지요.
별스럽지도 않은 구조물이 이렇듯 정겨울 줄이야...
특별할 것 없이 자잘한,
낮게 엎드리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고
지천에 깔려 존재감도 없는 꽃이지만
이아침 넓은 그곳에
꽃이라곤
이 녀석과 위의 녀석 단둘뿐이었습니다.
어느 게 더 예뻐 보이세요?
어떤 녀석이 더 잘나 보입니까?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 허허벌판에 이들이 없었다면
허리 숙여 들여다볼 일 있으려나...
이보다 더 솔직해질 수 있으려나...
산다는 거
성공이라는 거
당선 혹은 낙선이라는 거...
민초들이 몇날을 재고 따져서 찍었으니
제발 싸우지나 말았으면...
기억되지도 않을
온갖 잡생각을 헤치고 걷다보니 원점네요.
이제 다시 느슨해진 안전화 끈을 당겨 맵니다.
-2020.04.15 강바람-
들꽃 - 유익종
나 그대만을 위해서 피어난
저 바위틈에 한 송이 들꽃이오
돌 틈 사이 이름도 없는
들꽃처럼 핀다 해도
내 진정 그대를 위해서 살아가리라
언제나 잔잔한 호수처럼
그대는 내 가슴에 항상 머물고
수많은 꽃 중에
들꽃이 되어도 행복하리
돌 틈 사이 이름도 없는
들꽃처럼 산다 해도
내 진정 그대를 위해서 살아가리라
오색이 영롱한 무지개로
그대는 내 가슴에 항상 머물고
수많은 꽃 중에
들꽃이 되어도 행복하리
-2020.04.15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