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방문·만남

살며 그리운 곳

강 바람 2006. 9. 21. 11:46

 

백복령 넘어 42번국도변

지난 15일, 고향 산소에 갔다가

오밤중에 찾아 든 곳, 공예가님 댁...

두리번거리며 갔는데도 지나치리만치

불빛마저 코스모스에 가려 가물거리고 있었다.


정갈한 안주와 50도짜리 증류주

그리고 사람 그리운 중년의 사나이...

행님, 아우님...

주거니, 받거니

주거니, 주거니, 주거니, 주거니...ㅎ

(사실은 제가 술이 약해서 한잔 밖에 몬 하고

나머지는 전부 공예가님 혼자...)

그렇게 밤은 가고

 

 

 

 

빗소리에 세수조차 잊고 마당을 배회하며

그런 풍경과 환경과 생활의 힘듦까지도

은근히 즐기고 있는 자신을 돌아본다.

지금 이곳에 사는 사람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 이상으로 어려운데...

 

 

 

 돌과 나무와 풀들은

그곳이 애초의 제자리였던 듯 그렇게 자연스럽고

 

 

 

 태풍 전야의 궂은비로

고개 숙인 채 젖어있는 꽃들은

가을 그 후를 생각하고 있는 듯한데

 

 

 누군가가 금방이라도 들어설 듯한

코스모스와 장승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삽짝 길

 

 

 

그곳에는 예전과 다름없이

기다림이 있고

그리움이 묻어있다.

하긴

강바람의 바람 든 곳이 어디 거기 뿐이랴만...

 

 

 

생활소품으로 새롭게 단장한 전시실과

새로 옮긴 작업장을 둘러보고 나섰다.

 

 

오라는 데는 없지만 갈 곳은 많아

태풍을 등에 지고 대관령 옛길을 넘어 원주로 향했다.

그곳에도 살며 그리운 곳이 있기에...


-06.09.21 강바람-

'바람소리 > 방문·만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요 작은음악회  (0) 2006.10.23
[스크랩] 원주 목공방  (0) 2006.09.22
소중한 재산  (0) 2006.09.20
나무랑 놀기(뒷풀이)  (0) 2006.09.19
나무랑 놀기(공방주변풍경과 점심)  (0) 200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