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퇴촌 가는 길에
원주에 있는 그루터기라는 목공방을 방문했습니다.
엉겅퀴님의 목공 선생님께서 운영하고 계신 공방인데
제가 만나본 공방 쥔장은
수줍음이 많은 중년의 조용한 분이셨습니다.
컴을 할 줄 몰라서 아직 제대로 접속치 못한다 하시는데
따님께 부탁해서 하려해도 잘 안 된다고 수줍게 웃으십니다.
그 따님이 "그루터기진성"님이 아닌가 싶은데...
깨끗한 공방 뒤편으로 예쁜 집과 정갈한 식당이 있는데
그 분위기가 너무 깨끗하고 따뜻해서 사진 몇 장 찍었습니다.
입구의 작은 간판부터 예사롭지 않고
모든 작품은 직접 제작하신 것이라서 더욱 정감이 갑니다.
돌 하나 풀 한포기도 있을 곳에 있고
호젓한 차실을 연상케 하는 해우소만으로도
맑고 정갈한 주인의 심성을 보는 듯 했습니다.
꽉꽉 채우기 보다는
조금 모자란 듯한 정원의 조각품들
여백의 멋을 아시는 분인 듯
그렇게 소담스럽게 배치돼 있었습니다.
넘치기보다 모자란 듯한 여백이 편했습니다.
장식된 서각작품들과
식당에서 쓰고 있는 가구도 좋은 공부꺼리였고
조각과 설치작품을 보면서
예술적 감각이 남다름을 보았는데
작은 것 하나도 그 쓰임을 아시는 분임을 느꼈습니다.
식당에서
시간에 따라 느낌이 다를 듯한 창을 마주하고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진 뒤 바쁜 일정으로 아쉽게 떠나왔습니다.
내외분의 인상이 조용하면서 편안했는데
그러기에 한 번 더 방문해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사진을 일찍 올려 드리려 했는데
제가 게을러서 이렇게 늦었습니다.
두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_^
-06.09.22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