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할배랑 아이랑

콩순이 언니

강 바람 2007. 2. 18. 21:58

  

 

열흘 전

멀리 떼 놓고 와서 마음이 좀 그랬는데

엊그제 녀석이 설 쇠러 왔습니다.

모처럼 만나서 그런지 

열흘 사이에 훌쩍 큰 듯합니다.

콩순이 인형을 업고

방안을 휘젓고 다니는 품이

미리 언니 연습이라도 하려나 봅니다.

그 몸짓이 방안을 가득 채우고

식구들의 웃음소리도 그치질 않으니

녀석의 작은 그림자가 이렇게 넓을 줄 몰랐네요.

 

녀석도 할배가 보고 싶었는지

"하라버지 뽀뽀~~"

말 떨어지기 무섭게 달려 들어

쪽 소리나도록

주름 투성이의 볼을 간지럽힙니다.

에구~ 귀여운 녀석.

누구보다도 뽀뽀에 인색한 녀석인데...ㅎㅎ

 

 

 

걸어서하라버지댁과

차타고하라버지집을 바쁘게 오가다가 

할배 뺨에 뽀뽀 한번 찐~하게 날리고

녀석은 다시 군산으로 갔습니다.

할매가 사 준 콩순이 냉장고와

할배가 만들어 준 서랍선반과 함께

녀석이 젤 좋아하는

콩순이 인형을 꼭 안고

그렇게 훌쩍 왔다가 돌아갔습니다.

세상이 좋아

서너시간이면 오갈 수 있는데

무에 그리 섭하고 아쉬운가고 묻겠지만

글쎄요...

왜 그런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좀 전에 전화가 왔는데

이제 겨우 함양이랍니다.

에구~ 오늘 밀린다카더니

녀석, 고생 좀 하게 생겼지만 

할배도

도착 전화 오기까지 잠들긴 틀렸지 싶습니다. 

 

사랑한데이~~^_^

 

-07년 설날에 차타고하라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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