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방문·만남

둥지

강 바람 2007. 10. 14. 21:41
 

모처럼 나들이 했습니다.

커피 보온통 하나와 빵 한줄 우겨 넣고

고야님 전차에 몸을 싣고 그렇게 가을 마중 갔습니다.

 

말은 가을 마중이지만

나무둥지님께 좋은 소식이 있다기에 궁금하기도 하고

청도반시 감이 잘 익었다니 먹고도 싶고

겸사겸사 그렇게 청도 한재로 감찰 나갔습니다.

 

낯익은 둥지엔 감이 지천으로 널려있는데

지붕 위에도 가지에도 마당에도 박스에도, 심지어

 

산길에도 숲에도 감 천지였고  

 

사람 사는 동네에도

 

길가에도

 

모두 고운 가을색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곱고....                                   (파락호님의 귀여운 공주님들)      

 

정빈이랑 수빈이는 경운기 타는 게 마냥 신나는가봅니다. 

 

털털거리며 감밭으로 가는데

엉덩이가 아파서 혼났지만 그래도 모두 즐거운 표정들입니다. 

 

하지만

정작 고운 모습은 바로 이 풍경이었습니다.

나무둥지님의 곱고 고운 색시인데

마주 앉아 같은 곳을 함께 보고있는 모습이

그렇게 좋아 보일 수 없었습니다.

꺼칠하던 둥지님의 얼굴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만 보더라도

둥지님의 기분이 어떠할지 짐작이 가더군요.

몰카 의뢰를 받았기에 찍긴했는데

방해될까 조심스러워서 멀리서만 찍었습니다.

초상권문제로 크게 보여드리지 못합니다만,

제 맘대로 오늘의 으뜸 그림으로 정합니다.

 

 

그래도 혹 아쉬울 것같아서

궁여지책 끝에 이렇게 윤곽만 보여드립니다. 

 

산 밑의 해는 너무 짧더군요.

거들어 드리긴 고사하고

일하는데 방해만 하다가 먹고, 싣고 돌아왔습니다.

나무둥지님,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새사람의 온기로 한결 따뜻해진 둥지에서

알콩달콩 늘 행복하시고 웃음 가득한 나날이길 바랍니다.

축하합니데이....^_^

 

-07.10.14 강바람- 

'바람소리 > 방문·만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이라서...  (0) 2007.10.31
농부님네 가마솥에  (0) 2007.10.17
오래된 모습들...  (0) 2007.09.16
만남  (0) 2007.08.14
여유  (0) 2007.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