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오늘 휴가 좀 주면 안되요?"
할매의 간곡(?)한 눈길과 애절한 음성을 차마 뿌리치지 못하고
계획했던 일도 포기하고 무언으로 허락했습니다.
그렇게 할매는 자유의 몸이 되어 나가고
할매 대타로 녀석들과 함께 했습니다.
나가도 괜찮다고 딸내미는 등 떠밀지만
아이 셋을 두고 나가기엔...
이돌이 김진환입니다.
조금 노는가싶더니...
하품을 해댑니다.
입 찢어질라...
그냥 자기엔 뭔가 2%쯤 부족 했는지
하라버지 배고파요...
슬쩍 신호를 보냅니다.
모른척했더니
기어이 최대의 무기를 발사합니다.
오냐오냐 알았다...쪼매만 기다려라...
우짜겠습니까...
묵고 살겠다는데...
젖병 물자마자 눈에 잠이 가득하네요.
할배보고 웃는것 같지요?
아닙니다.
포만감에 흡족한 이 표정은
배냇짓인가 봅니다.
잠들기 직전의
누구도 알 수 없을 희열에 찬 표정...
무엇을 보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저히 그 속을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 표정은 할배에 대한 경고는 아닐지...
"하라버지, 내가 잠들었다고 도망가면 안됩니다..."
"오냐 알았다, 걱정말거라..."
녀석이 잠결에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휴~...
할배 입에서 흘러 나오는 안도의 한숨을...
저녁 무렵에 할매가 돌아왔습니다.
그래봐야 겨우 너댓시간인데 어찌나 반갑던지요...^_^
-08.05.18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