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할배랑 아이랑

어제의 일기

강 바람 2008. 5. 18. 10:34

"나 오늘 휴가 좀 주면 안되요?"

할매의 간곡(?)한 눈길과 애절한 음성을 차마 뿌리치지 못하고

계획했던 일도 포기하고 무언으로 허락했습니다.

그렇게 할매는 자유의 몸이 되어 나가고

할매 대타로 녀석들과 함께 했습니다.

나가도 괜찮다고 딸내미는 등 떠밀지만

아이 셋을 두고 나가기엔...

 

이돌이 김진환입니다.

조금 노는가싶더니...

 

하품을 해댑니다.

입 찢어질라...

 

그냥 자기엔 뭔가 2%쯤 부족 했는지

하라버지 배고파요...

슬쩍 신호를 보냅니다.

 

모른척했더니

기어이 최대의 무기를 발사합니다.

오냐오냐 알았다...쪼매만 기다려라...

 

우짜겠습니까...

묵고 살겠다는데...

젖병 물자마자 눈에 잠이 가득하네요.

 

할배보고 웃는것 같지요?

아닙니다.

포만감에 흡족한 이 표정은

배냇짓인가 봅니다.

 

잠들기 직전의

누구도 알 수 없을 희열에 찬 표정...

무엇을 보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저히 그 속을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 표정은 할배에 대한 경고는 아닐지...

"하라버지, 내가 잠들었다고 도망가면 안됩니다..."

"오냐 알았다, 걱정말거라..."

녀석이 잠결에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휴~...

할배 입에서 흘러 나오는 안도의 한숨을...

 

저녁 무렵에 할매가 돌아왔습니다.

그래봐야 겨우 너댓시간인데 어찌나 반갑던지요...^_^

 

-08.05.18 강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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