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꽃 이름이 뭐라캤는교?"
"아~ 그거...매발톱, 하늘 매발톱..."
"색깔도 이뿌고 꽃도 이뿌네요"
"그렇재? 이뿌제?...키 큰 것도 있는데 이건 작아서 더 이뿐 것같다."
다른 건 대충 넘어가는데
식물에 관해서만은 간섭이 많은 편이라서
어느 건 물 쪼매만 주고 어느 건 많이 주고...
흙에 심은 건 가끔 주고 마사에 심은 건 자주 주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잔소리가 싫어서
아내는 화분에서 손뗀지 오래였는데
이 아침 보여준 관심이 얼마나 반갑던지
미주알 고주알 묻지도 않는 것들까지 주절댔네요.
3.27
어느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있겠습니까만,
지난 달 25일에 청주에서 얻어온 이 녀석은
차 트렁크에서 이틀 갇혀 있다가 27일에야 심은 건데
심은 그날 부터 유독 마음이 쓰였지요.
4.2
이 녀석 안부 묻는 걸로 하루를 시작하곤 했는데
6일만에 작은 꽃망울이 맺혔으니
화분에 일어난 이 작은 변화가 얼마나 설레던지요.
4.10
그 작은 몸짓이 궁금해서
아침 인사는 물론,
저녁에 또 들여다 보길 일 주일 여만에
봉오리 끝에 파란 색이 얼핏 했을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4.13
그렇게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더니
4.15
이토록 고운 자태를 드러냈으니
얻어 온 지 딱 삼칠일, 스무 하루만이지요.
녀석의 건강한 모습이
이 꽃을 내게 건네 준 그의 건강인 듯하여
얼마나 반갑고 고맙던지
베란다에 드리운 아침 햇살을
온 몸으로 받고 선 그 모습은 마치
꽃이 아닌 희망을 보는 듯했습니다.
이 봄,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 하늘매발톱은
또 하나의 소중한 인연으로 자리하였으니
작은 생의 대견한 몸짓처럼
그 님께서도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 오시길 빌어봅니다.
꼭, 그리 되시리라 굳게 믿습니다....^_^
-09.04.17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