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핑계로
여기저기 휘젓고 다니다 왔습니다.
나돌아 보니 아직 가을이라 말할 순 없지만
들녘에 부는 바람
새벽 찬 공기
누렇게 익어가는 논
툭, 투둑 알밤 떨어지는 소리
이슬 머금은 초목
풀벌레 울음소리
한층 가까워진 별들...그렇게
산천엔 가을 낌새가 가득했습니다.
집 지켜 주시는 님들께 갈바람 드린다 했으니
약속은 지켜야지요?
아직 일면식도 없는 강바람의 부탁을
기꺼이 들어 주시고 지켜 주신 淵霞님께는
억새에 머문 갈바람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고운 댓글로
거친 강바람의 마음을 순화 시켜 주신 느릅나무님께는
단풍나무 씨앗을 드립니다.
갈바람을 일으켜 줄 바람개비 닮았지요?
대궁이 꺽어 두 손바닥으로 살살 비비다가
휙~ 날리면 하늘 끝까지라도 날아 갈 듯하지요?
젤 많이 지켜주신 HAPPY님께는
갈바람 타고 먼 여행길에 오른 조뱅이(라캤는데 맞는강?) 씨앗을 드립니다.
실낱 같은 여린 날개에 의지한 채 떠나는 미지의 여행길...
어느 길인들 순탄키만 하겠습니까?
가는길 비록 순탄치 못하더라도
그래도 부지런히 날고 날아 좋은 터에 뿌리내려
무럭무럭 잘 자라 주길 빌어봅니다.
그리고
뒤 늦게 지켜주신 반의반쪽님과
오셨지만 수줍어 흔적 없이 돌아가신 님들께도 한 무더기 드립니다.
설핏 기울어진 가을날 오후
일찍 찾아든 짙은 산그림자를 배경으로
무더기 무더기로 피어난 하얀바람들을
가슴에 살폿 안아 보시라구 드립니다.
그리고 덤으로
풍선덩굴 씨앗을 드리겠습니다.
까만 바탕에 하트모양의 하얀 얼굴이 퍽 귀엽습니다.
이토록 귀엽고 사랑스러운 나날이시기를 바랍니다.
젤 많이 지켜 주셨다고 생각되는 HAPPY님께 특별히
한개 더 드리겠습니다....
덤 하나 더...
잠시 한 눈 팔고 있으면
지붕에, 길에 투둑투둑 떨어지는 알밤들...
멀쩡 한 것은 제가 먹고
이미 벌레가 든 것은 벌레 먹이로 남겨뒀습니다.
알밤 하나 떨어져
사람을 먹이고 미물을 키우는 가을...
풍성한 가을은 그렇게 지척에 와 있었습니다.
지켜주신 모든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가을 더욱 행복한 나날이시길...^_^
-09.09.15 강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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