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작은이야기

비가 오네요

강 바람 2014. 8. 18. 15:41

그대 작은 화분에 비가 내리네 - 배따라기

비가 오네요.

여름 보내는 작별인사라도 하려는 건지

추적추적 속절없이 내리니

오가는 사람조차 드문해서 을씨년스럽네요.

할매 손님들이 온다기에 맘 놓고 놀라고

자발적 출가를 했는데 기껏 간다는 곳이 낙동강입니다.

비 오는 강가에 앉아 보셨는교?

건너 둑에 왜가리란 넘이 앉아서 수면을 응시하는데

수면에 꽂히는 빗방울 때문에

사냥감을 감지할 수 없는지 몇 번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체념한 표정으로 한껏 웅크리고 있습니다.

선창(船窓)에 기대어 그런 풍경을 보다보니

오갈 데 없는 할배의 후줄근한 감상에

이런저런 생각이 더해져서 멍해지데요.

그때 떠오른 노래가 이 노랩니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이 떠오르고

가슴 밑바닥에 꼬깃꼬깃 접어둔 추억도 떠오르고요.

아~ 좋았었는데...

 

쫌 궁상시럽지요?

제가 쫌 글심더

더러 헛웃음도 웃고

더러 허세도 피우고

더러 괜찮은 척도 하고

더러 팔팔한 척도 하듯이

더러 궁상도 쫌 떱니다.

이게 다 비 때문입니다.

창 안에 앉은 사람도 홀딱 젖게 만드니

비라는 게 참 묘하네요.

바람까지 불면 더 흔들릴 것 같아 돌아왔습니다.

할매 손님들 때문에 멀쩡한 할배 흠뻑 젖은 하루였습니다.

많이 젖지 마이소...^^

 

-14.08.18 강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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