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네요.
여름 보내는 작별인사라도 하려는 건지
추적추적 속절없이 내리니
오가는 사람조차 드문해서 을씨년스럽네요.
할매 손님들이 온다기에 맘 놓고 놀라고
자발적 출가를 했는데 기껏 간다는 곳이 낙동강입니다.
비 오는 강가에 앉아 보셨는교?
건너 둑에 왜가리란 넘이 앉아서 수면을 응시하는데
수면에 꽂히는 빗방울 때문에
사냥감을 감지할 수 없는지 몇 번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체념한 표정으로 한껏 웅크리고 있습니다.
선창(船窓)에 기대어 그런 풍경을 보다보니
오갈 데 없는 할배의 후줄근한 감상에
이런저런 생각이 더해져서 멍해지데요.
그때 떠오른 노래가 이 노랩니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이 떠오르고
가슴 밑바닥에 꼬깃꼬깃 접어둔 추억도 떠오르고요.
아~ 좋았었는데...
쫌 궁상시럽지요?
제가 쫌 글심더
더러 헛웃음도 웃고
더러 허세도 피우고
더러 괜찮은 척도 하고
더러 팔팔한 척도 하듯이
더러 궁상도 쫌 떱니다.
이게 다 비 때문입니다.
창 안에 앉은 사람도 홀딱 젖게 만드니
비라는 게 참 묘하네요.
바람까지 불면 더 흔들릴 것 같아 돌아왔습니다.
할매 손님들 때문에 멀쩡한 할배 흠뻑 젖은 하루였습니다.
많이 젖지 마이소...^^
-14.08.18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