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작은이야기
참 산만하다.
해설사가 열심히 설명 하지만
아이들 반응은 제각각이다.
휴대폰 들여다보는 녀석
옆자리 동무와 장난치는 녀석
암튼, 옆에서 보고있자니 참으로 민망하지만
울집 녀석들도 말 안 듣는데 어쩔거나.
그래서 생각한 게 집중할 수 있는 꺼리를 만들자 싶어
작은 솟대와 열쇠고리를 만들었다.
을숙도의 과거와 현재는 어떻게 달라졌고
낙동강 길이는 얼마고
하구에는 섬이 몇 개이며
섬의 이름은 무엇 무엇인데
이름의 유래는 이러저러하고
찾아 오는 새는 무엇이며
젤 큰새는 큰고니고 작은 새는 도요샌데
이들이 언제 와서 언제 가는지
또 어디까지 갔다가 다시 오는지 세세히 설명한 뒤
나중에 돌아올 때 지금 설명한 내용을 질문할 것이며
정답을 맞추는 사람에겐 이런 선물을 주겠노라 했더니
아이도 학부모도 눈빛이 달라진다.
그런다고 다 기억될리 없지만
여기저기서 "저요, 저요" 난리도 아니다.
그럼 됐다.
그것만으로도 내가 수고한 값은 충분하다
열쇠고리 받아든 아지매...
솟대 받은 개구쟁이...
그들의 싱글벙글한 표정만으로도 충분하다.
집에 돌아와 내일 쓸 것들을 또 만들었다.
전기불 밑이라 눈이 침침하다...^^
-14.08.26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