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작은이야기
며칠 전만해도 암수가 나란히 붙어서 애정행각을 벌이더니
오늘 보니
수놈은 간데없고 암컷들만 강심에 모여 졸고 있다.“숫놈들이 안 보이는 것 보니 벌써 바이바이 했나보네”“와요?”“와는...짝짓기 끝났으니까.”“같이 안 사는교?”“부부애 좋기로 소문난 원앙도
사실은 짝짓기 끝나면 바로 떠난다 카던데
이놈들은 우야는지 모르겠네... ”“하여튼 남자들이란...”
"태어나기를 그래 났으니 우야겠노."잠시 뜸들이더니 슬그머니 시비를 건다."당신도 가고 싶으면 미리 말하이소~”"힘 빠진 할배 받아 줄 정신없는 할매 있을라나?”“있으면 갈라꼬?”"글쎄......."
쪼매 더 놀려주려는데 때마침 레저용 보트가 물살을 가르며 달려오니 놀란 오리들은 수면을 박차고 날기 시작한다.“와~~!” 금방 한 말은 어느새 잊었는지
할매는 오리 떼 좇느라 여념 없고 출렁이는 강심엔 햇살이 부서지고 있었다.
-2017.02.07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