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geliin Egshig - Deegil
발끝에 걸린 돌멩이
툭 걷어 차
데구루루 언덕 아래로 밀어내면
내지른 통쾌함은 순간이고
발가락에 퍼지는
묵직한 뒤끝이 더 오래 남는다.
그 발끝이 얼마나 고약한지는
가끔 차인 돌이 되어서야 알게 되지만
금새 또 발끝이 되어
차고 아파하기를 되풀이하며 산다.
차고 차이면서도 뒤섞여 겉돌다가
나도 누군가에게 잊혔다고 생각될 때
그제야 내가 밀어냈던 그가 되살아난다.
가슴에 낸 손톱만한 문마저 닫아걸고
손만 요란하게 흔들어대는
그런 기약 없는 이별에 익숙함에도
발끝에 차인 돌 하나에 이리 마음 쓰이는 것은
내게도 아직은
간직하고픈 얼굴들이 있기 때문이다.
유독 이맘 때
해마다 겪는 정모후유증이다.
-2018.09.05.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