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작은이야기

메밀꽃

강 바람 2006. 10. 20. 19:59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아침부터 해놓은 컴 작업이 고마

일순간에 날아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려...넘어진 김에 쉬어 가랬다고

카메라 들고 동네를 휘적거리다가

꽃집 앞에 유독 눈길 멎는 꽃이 있어 물어봤더니

메밀꽃이랍니다. 그것도 개 메밀이라네요.

  

 

 

하두 예뻐서 일단은 한 컷 찍고

요리조리 들여다보고 있었더니

아주머니가 한번 키워보라고 권하데요.

그냥 나온 길이라 지갑을 안 가지고 왔다고 하니

아무 말 없이 작은 화분 하나를 내밉니다.

나중에 나오는 길에 달랍니다.

  

 

 

집에 가지고 와서 옮겨 심었습니다.

지난번 도편수님이 주신 불량품 찻사발을 꺼내 놓고

바닥에 작은 구멍을 냈습니다.

망치로 톡톡 치니 의외로 쉽게 구멍이 나더군요.

 

 

 

굵은 자갈을 깔고
마사를 조금 넣고
흙체로 조심스럽게 옮겨 심었습니다.
모자라는 부분은 마사로 마저 채워 넣고
위에 이끼를 펴 줬더니 금세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야생에서 흔한 꽃인데
번식력이 좋아서 내년쯤이면 화분 가득 찰 거랍니다.
.

 

 

 

따로 떨어져 있던 한 뿌리는

소라껍데기에 옮겨 심었습니다.

좁은 곳이라 생육에는 안 좋겠지만

일단은 옮겨 심었다가 사는 게 시원찮다 싶으면

다시 넓은 곳으로 옮겨 줄 생각입니다.

 

  

 

이렇게 두개를 만들어 놓고

바라보고 있으니 2천원 값은 충분히 하는 것 같습니다.

앙증맞은 꽃과

단풍 든 건지 원래 그런 건지 모르지만

암튼  붉은 잎이 잘 어울립니다. 

 

 

 

개 메밀이라는 이름이 낯설어서

인터넷을 뒤지다가 어떤 블로그에 들어갔더니

메밀이 맞느냐

고마리가 아니냐는 의논들이 분분해서 

저도 이 꽃 이름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네요.

화원 아주머니의 말을 믿고

메밀꽃으로 알고 키우겠습니다.

잘 아시는 분은 꽃 이름 좀 가르쳐 주이소.

 

 

 

오후에 돈을 드리고

키우는 방법을 자세히 들었습니다.

야생의 꽃은 물을 너무 자주 주면 꽃을 덜 피운답니다.

지금부터 피기 시작한다고 하니 작은 꽃을 더 자주 보게 되겠지요.

새 식구 한 녀석이 집안 분위기를 확 바꿔 놓는 것 같습니다.

이 녀석을 심고 또 바라보는 오늘 하루의 즐거움만 해도

그 값은 충분하지 싶습니다.

잘 크거래이...^_^

 

-06.10.20 강바람-

'바람소리 > 작은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 고픈 밤  (0) 2006.10.23
  (0) 2006.10.23
무거운 등짐...  (0) 2006.10.14
괭이밥의 더부살이  (0) 2006.09.29
비가 올듯한 느낌이라서...  (0) 2006.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