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도식하기엔 어중간한 나이고
그 어정쩡한 꼴이 맘에 차지 않아
새삼 기술 서적을 들여다 보고
관련 사이트 뒤진다고 며칠 헤맸습니다.
써먹을 일 없을거라며 잊었던 단어들을
어렵게 기억해내며 그렇게 몰두 해봅니다.
덤벼들긴 했는데 딱히 즐겨서 하기보다는
뭔가를 해야겠다는 책임 또는 의무 같은 걸 느끼다보니
어째 속이 씁쓰레 편치 않습니다.
반평생 갇혀 산 게 구속이라 여겼는데
막상 자유를 얻은 지금이 꼭 자유롭지만은 않으니
그간의 구속은 어쩌면 安住였는가 싶습니다.
허허로운 자유 속에서
또 다른 의미의 구속감을 느끼는 지금
내키는대로 떠돌며 물처럼 흘러가려는데
등에 진 짐이 참으로 무겁고 거추장스럽습니다.
-06.10.14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