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도 피고
목련도 피고
성급한 벚꽃도 피니
비록 청춘은 아니더라도,
방콕하기 서럽고 억울해서
동네산 한바퀴 휘 돌아 봤지만
뭔가 또 2% 부족하던차에
오랜만에 본 요수지인님과 반쪽이님이
때 맞춰 나들이를 권하니
옳다쿠나 따라나선 경주 드리머 궁전...
도착하니, 콩알만한 녀석이 길길이 뛴다.
위협인가 싶었더니
녀석의 눈동자를 보니 반기고 있지 않은가?
그래, 반갑다...
찍을 거리는 많다만,
그동안 드리머님의 연재로 구석구석이 낯익으니
새삼스럽게 미주알고주알 하기도 뭣해서
얼라처럼 이렇게 셀프나 한 컷하는데
거울속에 나타난 얼굴이 낯설다.
누구슈?...
부산과 달리 봄 기미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으니
바지런한 농부의 바쁜 일손이 없었더라면
저 누렇게 뜬 벌판이 얼마나 황량했을까...
얼굴 봤으면 됐다 싶어
붙잡는 드리머님 뿌리치고 돌아와
해운대에서 저녁도 얻어묵고
반쪽이님의 안내로 요트에 올라
따끈한 커피 한잔 하고 휘 둘러보니
광안대교의 불빛이 어서 오라 손짓한다.
마음만 밤바다에 띄우고 돌아서는데
한줄기 봄바람이 목덜미를 간질이고 지나간다.
봄날의 하루는 그렇게 흘러가고
늦잠 자고 일어나 창문을 여니
꽃씨님이 주신 깜장꽃신과
드리머님 창고에서 주워온 잔가지 하나가
아침햇살에 웃고 있다.
나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는지..
제대로 가고는 있는지...^_^
-08.03.17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