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작은이야기

젖고...흔들리고...

강 바람 2008. 5. 28. 13:28

  

투둑투둑 천막 때리는 빗소리...

웅덩이에 안겼다 스러지는 빗방울... 

물보라 일으키며 내달리는 차들...

겅중겅중 웅덩이 피해가는 발걸음들...

그들을 보는 것도 안 보는 것도 아닌, 

그렇게 멍~하게 앉아 있으니

멀리는 오십 몇 년 전과 가깝게는 어제의 일까지

시시콜콜한 기억들이 한 치 내 속을 넘나듭니다. 

 

놀잇감들은 펼쳐 놓았지만

그건 그냥 핑계일 뿐...

주전자에 물 끓기만을 기다리는 

이 멍.청.함이 어찌 이리도 편한지 모르겠습니다.

지도는 왜 또 펼쳤는지...

여기서 거기까지 몇 키로라고 친절히 알려 주는데...

덴당...이넘의 인터넷은 별걸 다 알려 주네요.

 

주전자의 물은 끓었다 다시 식고

잠시 멍했던 시선을 놀이감으로 돌려 보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바람소리에 저 먼저 흔들리고

빗소리에 저 먼저 젖으니

글쎄요...

내 안에 있는지 창밖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철 없는 이 마음으로는

오늘 해 안에 시작이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솟대는 소망 대신 그리움이나 실어 보내야 겠습니다...^_^

 

-08.05.28 강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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