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터 자꾸 살이 빠진다.
가벼워서 좋긴 한데
이넘의 살이란 게 꼭 얼굴 부터 빠지니
보는 사람마다 어디 아프냐고 물어서 곤혹스럽다.
해서, 뭘 부지런히 먹어 보지만
도통 찔 생각을 않을 뿐더러 오히려 자꾸 내려가니
최근엔 아예 체중계를 외면 했었는데
거울 볼 때마다 신경 쓰여서
어제 아침엔 슬그머니 체중계에 올라 내려다 보니
발 밑의 숫자가 가물가물하다.
눈 찌푸리며 확인 한 숫자는 55...
"한 2키로 빠졌군..." 그렇게만 알고 내려 서는데
설거지 하던 아내가 돌아보며 묻는다.
"몇 키론교?"
"55..."
"예?! 55요?" 하더니 큰 일이라도 난 듯이 달려 온다.
"저울이 잘 못 됐나 보네요. 다시 재 보이소..."
이 할매 와 이래 호들갑이고??
할 수 없이 다시 올라서 있었더니 아내의 음성이 발밑에서 들린다.
"그럼 그렇지...육십 오키로구마는...씨~~"
뒤 이어 궁시렁궁시렁...
"아무리 그래도 내보다 더 작을리 없는데...
그러게 제때 잘 챙겨 묵고 담배도 끊고 @^$&&&...하라카이..."
궁시렁궁시렁...
65를 55로 읽은 건 시력 때문이라고 쳐도
65와 55의 차이 조차 모를 지경에 이르렀으니
무지인지 둔함인지...
아~ 세월이여~~
넌 시력만 앗아간 게 아니구나...
그나저나
아내가 ".......씨~~" 라 카는 거 보니
55라는 소리에 제법 놀랐던가 보다.
오늘 저녁은 뭘 먹고 100그램이이나마 불려 볼꼬?...^_^
-08.06.09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