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작은이야기

55인지 65인지...

강 바람 2008. 6. 9. 15:17

  

작년 부터 자꾸 살이 빠진다.

가벼워서 좋긴 한데

이넘의 살이란 게 꼭 얼굴 부터 빠지니

보는 사람마다 어디 아프냐고 물어서 곤혹스럽다.

해서, 뭘 부지런히 먹어 보지만

도통 찔 생각을 않을 뿐더러 오히려 자꾸 내려가니

최근엔 아예 체중계를 외면 했었는데

거울 볼 때마다 신경 쓰여서

어제 아침엔 슬그머니 체중계에 올라 내려다 보니

발 밑의 숫자가 가물가물하다.

눈 찌푸리며 확인 한 숫자는 55...

"한 2키로 빠졌군..." 그렇게만 알고 내려 서는데

설거지 하던 아내가 돌아보며 묻는다.

"몇 키론교?"

"55..."

"예?! 55요?" 하더니 큰 일이라도 난 듯이 달려 온다.

"저울이 잘 못 됐나 보네요. 다시 재 보이소..."

이 할매 와 이래 호들갑이고??

할 수 없이 다시 올라서 있었더니 아내의 음성이 발밑에서 들린다.

"그럼 그렇지...육십 오키로구마는...씨~~"

뒤 이어 궁시렁궁시렁...

"아무리 그래도 내보다 더 작을리 없는데...

그러게 제때 잘 챙겨 묵고 담배도 끊고 @^$&&&...하라카이..."

궁시렁궁시렁...

 

65를 55로 읽은 건 시력 때문이라고 쳐도

65와 55의 차이 조차 모를 지경에 이르렀으니

무지인지 둔함인지...

아~ 세월이여~~

넌 시력만 앗아간 게 아니구나...

그나저나

아내가 ".......씨~~" 라 카는 거 보니

55라는 소리에 제법 놀랐던가 보다.

오늘 저녁은 뭘 먹고 100그램이이나마 불려 볼꼬?...^_^

 

-08.06.09 강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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