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작은이야기

맞고라도 치렸더니...

강 바람 2008. 9. 14. 17:28

작별인사 하는 사람들과

손님 보내 놓고

성묘겸 나들이 나가는 사람들로 잠시 술렁대던 동네가

점심시간도 못돼서 조용해진다.

 

세탁물이나 피자 배달 하는 사람도 없고

흔한 택배트럭도 한 대 보이지 않고

선물꾸러미 들고 기웃거리는 낯선 방문객도 눈에 띄지 않으니 

평소보다 조용한 풍경이 더욱 적적하다.

 

경기탓이라고들 하지만 딱히 그 탓만이겠는가.

 

육십 몇 년 살아온

내게서마저 바래져가는 명절이니

 

저 녀석들에게

추석빔 기다릴때의 그 설레임을 옳게 전해줄 수나 있을지...

  

차례 마치고도 마땅히 할일 없어

팔백리 밖 고향을 마음으로 서성이고

종일 쇼파에 등 붙이고 리모컨 돌리며

티비에 나오는 귀성전쟁이 오히려 부럽기도 한 날.

  

배 꺼줄라고 나갔더니

휘영청 보름달 속에 거시기도 보이고 머시기도 보인다. 

모두모두 건강하게 해 주소서...()

 

맞고라도 한판 때릴라캤더니

할매 눈가에 스멀스멀 잠이 어려있다...^_^  

 

-08.09.14 강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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