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인사 하는 사람들과
손님 보내 놓고
성묘겸 나들이 나가는 사람들로 잠시 술렁대던 동네가
점심시간도 못돼서 조용해진다.
세탁물이나 피자 배달 하는 사람도 없고
흔한 택배트럭도 한 대 보이지 않고
선물꾸러미 들고 기웃거리는 낯선 방문객도 눈에 띄지 않으니
평소보다 조용한 풍경이 더욱 적적하다.
경기탓이라고들 하지만 딱히 그 탓만이겠는가.
육십 몇 년 살아온
내게서마저 바래져가는 명절이니
저 녀석들에게
추석빔 기다릴때의 그 설레임을 옳게 전해줄 수나 있을지...
차례 마치고도 마땅히 할일 없어
팔백리 밖 고향을 마음으로 서성이고
종일 쇼파에 등 붙이고 리모컨 돌리며
티비에 나오는 귀성전쟁이 오히려 부럽기도 한 날.
배 꺼줄라고 나갔더니
휘영청 보름달 속에 거시기도 보이고 머시기도 보인다.
모두모두 건강하게 해 주소서...()
맞고라도 한판 때릴라캤더니
할매 눈가에 스멀스멀 잠이 어려있다...^_^
-08.09.14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