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고
꽃 지면 열매 맺고
그 열매 스스로 껍질을 깨어
세상에 또 다른 생을 뿌리며
그렇게 휑하니 한 바퀴 돌고 가는...
태어나
언제쯤 뭘 하고
또 언제쯤 뭘 하다가
어느때쯤 어찌 될거라는
대충 그렇게 틀에 맞추어
고만가만한 키로 햇살 다투며 살다가
그렇게 왔던 길로 돌아가는
그게 사는 이치로 알았더니
세상은 결코 정해진 대로 돌아가지도 않고
순리대로 흐르지도 않으며
공평하게 주어지지도 않음에
불평불만 있다고 어쩔 것인가?
오가는 게 내 뜻이 아님에도
세상에 남은 흔적은 온전히 내 몫이니
누구도 대신 짊어질 이 없는 그것은
불만스러워도 버릴 수 없는 내 삶인 것을...
씨앗이 여물어 흙에 떨어지는 것과
차디찬 타일 바닥에 떨어지는 것만큼이나
스스로는 감당키 어려운 일도 있고
법칙대로 되지도 않으며
세상 이치 또한 세월따라 변하니
무엇 하나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한 내일이긴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고 주저 앉을 수 있겠는가.
비록, 풍족하고 거창한 흔적은 아니어도
추하지만 않다면 작은 흔적인들 어떠랴
세상에 났다는 것만으로도
살아가야할 이유는 충분한 것을...
-08.10.06 강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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