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방문·만남

열매원 풍경 - 터

강 바람 2009. 9. 17. 13:53

 

열매원...

명필 꽃씨님의 자필 간판이라는데

글씨는 알겠는데 위의 그림은 뭔지...

나무? 열매? 고양이??

암튼, 닭의장풀이 간판을 에워쌌지만

걷어내기보다

그렇게 어울어진 그 모습이 더 자연스러운 곳.

 

물 좋고

 

하늘 맑고

  

그들과 어울린 작은 생들 또한 좋고...

 

잠시 들어가 누웠다.

일테면

수업 띵가 묵고 뒷산에 올라 낮잠 자던 그런 마음으로...

 

하지만 일어났다.

이런 자잘한 풍경들이 눈에 밟혀

누워 있을 수 없었으니... 

 

세속의 이해관계로야

자잘한 이것들을 어찌 셈할 수 있겠는가.  

 

보는 이마다 다 다를 

이 작은 풍경들의 값을...

 

산소년님 댁의 문짝.

경상남도에서 멀리도 왔네

어디서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암튼, 좋은 식단 실천이라는 구호에 걸맞는 집이니

제대로 찾아 왔구먼...

 

바람도 지나치지 못하고

함께 머물며 세월을 덧입히는 집...

 

해바라기 하고 선 씨강냉이는

내년을 기약한 약속인게지.

그래 

끝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고 했으니...

 

더러

불신의 벽도 만나고

사악한 계산에 분노하기도 하겠지만

 

땅을 믿고 땀 흘리다보면

언젠가 그 벽마저 무너지리라 믿으며

가슴에 한아름 빚만 얹고 돌아섰다.

 

길 떠나는 아비를 위해 

수제비 끓이는 딸의 마음이었겠지.

그 마음이

막 끓여낸 수제비보다 더 뜨거웠다.

 

-09.09.17 강바람-

음악 : The Ducbess Tree - The Scottish Fiddle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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