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 갔다가
4.5km를 산책삼아 걸어서 왔습니다.
시내 같으면 걷기 좀 거시기 했겠으나
마침 수영강 산책로와 연결되는 곳이라
해질 무렵의 강변풍경을 즐기며 걸었는데
전에 없던 건물이 생겼네요.
강안에 건물이라니...
뭐할라꼬 지었는지 아무리 봐도 생뚱맞네요.
건물이라면 어디 못잖게 많은 곳인데
새삼 물 가운데까지...
영화의 전당 앞에 설치된 작품에서
한 소년이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뭘 보고 있는지 시선을 좇아가 보니
아무래도 그 생뚱맞은 건물을 보는 것 같습니다.
모양을 보아하니 왜가리 같은데
작년만 해도 사람 접근에 예민하던 녀석들이
이렇게 가까이 가도록 꿈쩍 않는 걸 보니
어느새 환경에 적응됐나봅니다.
파란 간이선착장도 눈에 거슬리네요.
손 뻗으면 잡힐 거리에서 아주 무심한 표정인데
인간들이 좀 별나긴 해도
결코 해치지 않는다는 걸 알았나봅니다.
가마우지 쉼터입니다.
녀석들 특유의 날개 말리는 폼이 이색적입니다만
폰카로는 너무 멀어서 제대로 찍지 못했습니다.
높은 건물 끝에 겨우 걸린 해와
어둠 깃들기 시작하는 강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중간에 이런 꽃밭도 있고요.
해국인가 싶은데...
도로와 강변산책로 사이에 섬처럼 나무가 서 있고
때마침 붉게 또 노랗게 단풍이 들었네요.
녀석들 긴장감이 팍 도네요.
새를 만들 때 이런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두리번거리면 걷다보니
한 시간이면 충분할 거리를
무려 한 시간 하고도 오십 분이나 걸렸네요.
뻐근하지만 간만에 가져보는 여유를 즐겼습니다.
어둑해서 집에 도착했습니다.
덕분에 넉넉한 하루의 마무리였습니다.
주말 잘 들 보내세요...^^
-14.11.28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