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작은이야기

수영강 산책

강 바람 2014. 11. 28. 22:02

Secret Garden - Sometimes when it Rains 외

 

과에 갔다가  

4.5km를 산책삼아 걸어서 왔습니다.

시내 같으면 걷기 좀 거시기 했겠으나

마침 수영강 산책로와 연결되는 곳이라

해질 무렵의 강변풍경을 즐기며 걸었는데

전에 없던 건물이 생겼네요.

안에 건물이라니...

뭐할라꼬 지었는지 아무리 봐도 생뚱맞네요.

 

건물이라면 어디 못잖게 많은 곳인데

새삼 물 가운데까지...

 

영화의 전당 앞에 설치된 작품에서

한 소년이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뭘 보고 있는지 시선을 좇아가 보니

아무래도 그 생뚱맞은 건물을 보는 것 같습니다.

 

모양을 보아하니 왜가리 같은데

작년만 해도 사람 접근에 예민하던 녀석들이

이렇게 가까이 가도록  꿈쩍 않는 걸 보니

어느새 환경에 적응됐나봅니다.

파란 간이선착장도 눈에 거슬리네요.

 

손 뻗으면 잡힐 거리에서 아주 무심한 표정인데

인간들이 좀 별나긴 해도

결코 해치지 않는다는 걸 알았나봅니다.

 

가마우지 쉼터입니다.

녀석들 특유의 날개 말리는 폼이 이색적입니다만

폰카로는 너무 멀어서 제대로 찍지 못했습니다.

높은 건물 끝에 겨우 걸린 해와

어둠 깃들기 시작하는 강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중간에 이런 꽃밭도 있고요.

해국인가 싶은데...

 

도로와 강변산책로 사이에 섬처럼 나무가 서 있고

때마침 붉게 또 노랗게 단풍이 들었네요.

 

녀석들 긴장감이 팍 도네요.

새를 만들 때 이런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두리번거리면 걷다보니

한 시간이면 충분할 거리를

무려 한 시간 하고도 오십 분이나 걸렸네요.

뻐근하지만 간만에 가져보는 여유를 즐겼습니다.

 

어둑해서 집에 도착했습니다.

덕분에 넉넉한 하루의 마무리였습니다.

주말 잘 들 보내세요...^^

 

-14.11.28 강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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